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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TV·스마트폰, 더 이상 규모의 경쟁은 어렵다?

2018-08-03 11:16 | 조한진 기자 | hjc@mediapen.com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우리 기업이 글로벌 시장 선두를 달리고 있는 TV와 스마트폰의 시장 환경이 점점 불투명해지고 있다. 가성비를 넘어 품질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거세지면서다. 이 때문에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프리미엄 제품의 전략이 더욱 중요해 지고 있다.

3일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액정표시장치(LC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890만대, LG전자가 670만대의 출하량을 기록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의 TCL(377만대)과 하이센스(302만대)가 뒤를 이었다.

미국 시카고에 위치한 '메리어트 마르키스 시카고' 호텔 스위트룸 등 시설에 설치된 LG 올레드 TV. /사진=LG전자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 리더십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제조사들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모색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중국과 동남아시아 등에서 입지를 강화한 TCL과 하이센스 등이 메이저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지난달 막을 내린 2018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에서 중국업체들은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FIFA와 스폰서십 계약을 체결하고 전 세계에 브랜드를 알렸다. 2014년 대회에서는 FIFA 후원 계약을 체결한 일본 소니가 자사 TV를 홍보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 TV제조사들은 북미와 유럽 등지에서 마케팅을 강화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아직까지 최대 무기는 가격 경쟁력이다. 그러나 기술력을 쌓아가는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TCL은 디스플레이 제조사인 CSOT를 자회사로 두고 있고, 하이센스는 지난해 도시바의 TV사업을 사들이면서 역량을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중국과의 물량 싸움이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10세대 이상 대형 LCD라인이 속속 가동되는 가운데 중저가 TV는 이익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가 고착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시장 점유율 보다는 하이엔드 제품에서 수익을 창출 할 수 있는 제품 라인업 강화가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TV 디자인과 부가 기능 등은 얼마 지나지 않아 중국에서 비슷한 제품을 내놓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디스플레이와 영상 처리기술 등 TV 본질에 집중하면서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미국 뉴욕 파크 애비뉴 아모리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 언팩 2017'에서 참석자들이 '갤럭시 노트8'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중국제조사들이 약진이 계속되고 있다. 시장사업체 스트레티지 애널리스틱스의 자료를 살펴보면 올해 2분기에 중국 화웨이가 점유율 15.5%로 애플(11.8%)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이 기간 삼성전자가 1위(20.4%)를 지켰으나 불안감이 지워지지 않고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 오포 등 중국 제조사들은 전년대비 시장 점유율과 출하량이 모두 상승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점유율과 출하량이 모두 하락했다. 갤럭시S9의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산 스마트폰의 시장 점유율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우선 신흥 시장을 중심으로 가성비가 높은 중국산 스마트폰을 찾는 수요가 꾸준하다. 여기에 세계최초 타이틀을 달고 신기술을 탑재하는 중국 스마트폰이 점차 늘고 있다. 브랜드 파워에서 아직 삼성전자와 애플에 미치지 못하지만 경쟁력을 꾸준히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적극적으로 신기술을 탑재하는 등 프리미엄 제품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분기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11.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애플의 영업이익률은 23.7%에 달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의 중심축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제품 경쟁력에 집중해 수익 구조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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