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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강남 설계사에 '내보험 찾아줌' 실적 발목 잡혀

2018-08-12 16:08 | 박유진 기자 | rorisang@naver.com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 차원에서 야심차게 시작한 '내보험 찾아줌(ZOOM)'의 실적이 미미하다는 평가와 관련해 보험업계는 강남 설계사를 지목하고 나섰다.

소비자들이 찾지 않은 보험금의 상당수가 중도보험금이라 계약관계를 따져봤더니 주로 강남 부호층을 중심으로 보험금을 찾지 않았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다.

1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내보험 찾아줌 오픈일인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올해 6월 말까지 소비자가 찾아간 보험금은 약 2조1426억원이다. 누적 방문자 수는 474만명으로 일 평균 1만명이 조회서비스를 이용할 만큼 소비자들의 호응이 높다.

소비자들이 지난 7개월간 주로 찾아간 보험금 유형은 만기보험금인데 중도보험금은 10명 중 3명꼴만 보험금을 되찾아가 실적이 형편없는 상황이다.

중도보험금은 장해·유족·진단연금, 건강진단·자녀교육·생활·여행·효도자금을 말한다. 보험 사고의 발생과 관계없이 약관에서 정한 날짜가 되면 자동으로 지급 사유가 발생한다.

이같은 특성상 소비자가 보험사에 보험금 청구를 깜빡하는 일이 많지만 일부러 찾지 않는 이들이 더 많은 게 현실이다. 과거 금리가 높았던 시절 체결된 계약의 경우 묵히는 게 소비자에게 이득이라는 이유에서다.

가령 고금리 시절인 2001년 이전에 가입된 보험이라면 예정이율 7%에 소멸시효가 되기 전까지는 1% 추가 금리가 붙어 8%에 달하는 이자를 받을 수 있다.

재테크에 조금만 밝은 소비자라면 보험금을 찾지 않는 게 좋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주로 강남 부호를 중심으로 보험금을 찾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협회 관계자는 "보험금을 하도 찾지 않아 계약을 역추적해보니 대부분의 계약이 강남 쪽에 몰려 있었다"면서 "강남 소비자들끼리 관련 내용을 공유하는 건지, 설계사들이 설명하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은행의 정기예금 붓는 이자보다 가산금리가 더 높게 붙으니 일부러 찾지 않는 이들이 많다"고 말했다.



문제는 소비자마다 유불리를 따져 보험금을 찾지 않다보니 성과를 발표해야 하는 금융당국 입장에선 여간 곤혹스러운 게 아니다.

앞서 금융위가 발표한 2조원은 실적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남아 있던 보험금 7조4000억원에서 28.4%에 그치는 비중이다.

나머지 5조원은 아직도 주인을 찾지 못한 채 보험사 곳간 속에 잠들어 있다. 유형별로는 중도보험금이 3조2550억원, 만기보험금 4992억원, 휴면보험금 8372억원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내보험 찾아줌의 경우 법규 개정부터 시스템 개발, 화면 디자인까지 금융위원회 주도 하에 진행돼 보험업계와 금융감독원 등은 실적 공유 등도 어려워하는 상황이다.

금융위는 이례적으로 내보험 찾아줌의 실적을 스스로 집계하는 등 나 홀로 성과 높이기에 나서고 있어 업계는 답답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통은 10개 과제가 있다면 7개는 금감원, 업계가 함께 나서서 진행하는데 내보험 찾아줌은 출범 때부터 금융위가 주도해 실적 공유 등도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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