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예년 같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데 이어 한국의 ‘경기선행지수’가 1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는 조사가 발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또 경제 리스크가 커진 가운데 기업들의 투자 열기가 고조되고 있어 “무리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6월 한국의 경기선행지수(CLI)는 전월보다 0.3포인트 내려간 99.22를 기록했다. 2017년 4월 100.97이었던 지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이후 꾸준히 하락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청년실업률 9.8% △6개월 이상 장기 실업자 14만4000명 △1분기 실업급여 수급자 62만8000명 △상반기 실업급여 지급액 3조2000억원 등 실업 지표가 ‘역대 최대’를 기록하며 이미 예견됐다는 평가다.
또 지난 1분기 소득 5분위 배율은 5.95배로 2003년 이후 ‘최악’의 결과를 기록했다. 3월 제조업 가동률도 70.3%로 역대 최저(1998~99년, 2008년~09년 제외)다.
앞서 통계청이 발표한 ‘10대 경제 경제지표’ 역시 대다수의 지표가 ‘하강’ 또는 ‘둔화’로 나타나 이미 ‘경제의 추락’이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 조선, 철강 분야가 ‘벼랑 끝 위기’에 놓여있고, 또 한국 경제의 근간인 반도체와 스마트폰 시장 역시 둔화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핀테크 분야는 중국이 앞서고 있어 상황이 녹록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7월 27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호프미팅'에 참석한 기업인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구본준 LG 부회장, 손경식 CJ 회장, 권오준 포스코 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이 같은 위기는 지난 2분기 기업의 실적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금융 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상장 기업 가운데 실적을 발표한 기업 155곳 중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보다 10% 이상 적은 기업이 58개사(37.4%)에 달했고, 조사 대상 기업 중 절반 이상의 영업이익이 시장 기대치를 밑돌았다고 발표했다.
기업의 실적 둔화는 한국 경제의 미래가 밝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는 전조이기도 하다. OECD가 발표한 경기선행지수 역시 한국 경제가 ‘하락’하고 있음을 증명해준다.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삼성, LG, SK, 신세계백화점, 현대자동차그룹, 한화 등 주요 대기업들이 ‘투자 발표’에 나섰다. 다만 경제 전망이 어두운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를 감행하는 것은 역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진권 전 자유경제원 원장은 “기업의 투자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일으킬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지만 기업은 국가가 아니”라며 “기업의 투자결정과 정부의 투자결정은 서로 다른 시각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윤을 창출하면 ‘경제활성화’는 저절로 따라온다”며 “이윤만 생각하고 기업 활동을 해도 살아남기 어려운 국제환경에서, 기업에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짐을 지게 하는 현 시국이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 정부에서 ‘규제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최저임금 인상이나 주 52시간 근무제 등 기업 부담을 늘리는 정책으로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 결정’을 내린 만큼 정부의 화답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