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하나금융지주가 올해 상반기에도 이자이익에서 승부를 보지 못한 채 비이자이익에서만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금융권의 주 수입원이라 할 수 있는 이자이익은 KB·신한·농협금융에 밀려 금융지주사 가운데 꼴찌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KB금융을 바짝 쫓는 실적을 내 2위권을 차지했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4대 금융지주사(KB·신한·하나·농협)들의 연결 기준 상반기 실적을 살펴본 결과 이자이익 부문에서는 KB금융이 4조3402억원을 기록해 수익성이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신한금융 4조1802억원, 농협금융 3조8385억원, 하나금융 2조7419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하나금융은 전체 순익 면에서 농협금융을 앞서는 업계 3~4위지만 이자이익에서는 매년 농협에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은행 부문만 따로놓고 보면 2조5825억원의 실적을 내 농협은행 2조5101억원에 앞섰다.
은행 부문의 이자이익이 농협에 비해 큰 이유는 예대마진율에 따른 차이로 보인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원화대출금 규모나 예대마진에 따라 이자이익이 상반될 수도 있다"면서 "원화대출금이 기본적으로 많으면 그만큼 대출이 많다는 뜻이 돼 이자이익이 늘겠지만 규모가 적어도 이율이 높으면 마진율에 차이가 있어 수익이 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대출 잔액을 뜻하는 원화대출금 규모나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로 얻는 수익)을 통해 비교해보면 두 금융사의 수익성 차이를 알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말 기준 원화대출금은 농협은행이 192조1761억원, 하나은행이 187조3133억원을 기록해 취급 규모는 농협이 더 크지만 예대마진율은 하나은행이 더 높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예대마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예금 기준 신한은행 3.21%포인트, 하나은행 3.16%포인트, 국민은행 2.45%포인트, 우리은행 2.09%포인트, 농협은행 2.4%포인트 순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이 대출과 예·적금의 차이는 예금 3.16%포인트, 적금 3.21%포인트로 농협은행은 그보다 낮은 1.98%포인트(예금), 2.4%포인트(적금)를 각각 기록했다.
하나금융은 이자이익의 수익성이 약한 대신 비이자이익에서는 업계 2위권을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이자이익은 송금 과정과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신용카드, 신탁, 방카슈랑스, 외환 등에서 나타나는 수수료 이익과 주식과 채권, 부동산 투자로 얻어낸 운용 수익이 포함된다.
상반기 비이자이익이 가장 큰 곳은 1조2247억원의 실적을 낸 KB금융이다. 하나금융은 1조1179억원을 기록해 2위권을 나타냈다. 이어 신한금융 9959억원, 농협금융은 6116억원 순이다.
KB금융의 경우 2016년까지만 해도 하나금융과 신한금융에 밀리는 실적을 냈다가 2017년 상반기 1조308억원의 바이자이익을 기록해 하나금융 9102억원, 신한금융 8246억원을 제치고 수익성 부문에서 업계 최고를 달렸다.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현대투자증권(현 KB증권) 인수합병(M&A) 이후 비은행 부문의 몸집이 커져 수수료 이익 등의 수익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