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오는 20~26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 이틀째 개별상봉 시간이 늘어난다. 또 통행검사소 통과 시 거동이 불편한 상봉자는 버스에 탑승한 채 검사를 받도록 규정을 바꿨다.
통일부는 17일 3년만에 8.15 계기로 열리는 이산가족 상봉행사 1차에는 우리측 방문단 89명이 북측 가족을 만나고, 2차에는 북측 방문단 83명이 리측 가족을 만난다고 밝혔다. 이번에 방북하는 이산가족은 1차에 197명, 2차에 337명으로 총 534명이다.
이번에 최종 명단에서 남측에서 4명, 북측에서 5명이 참가를 포기했으며, 대부분 건강 악화가 원인이라고 통일부 당국자는 밝혔다.
상봉자들은 19일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집결해 방북 교육을 받은 뒤 순회 진료를 받게 된다. 고령자 증가를 고려해 1차에는 의료진 24명과 소방인력 8명, 2차에는 의료진 22명과 소방인력 8명이 동행한다. 만약에 응급환자가 발생할 경우 육로 및 항로 후송체계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상봉행사 1일차인 20일 이산가족들은 육로로 방북해 행사장이 있는 금강산으로 이동한다. 이날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첫 번째 단체상봉을 하고, 북측이 주최하는 환영만찬에 참석한다.
이산가족들은 2일차인 21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숙소인 외금강호텔에서 개별상봉을 한 뒤 이어 오후1시까지 객실에서 점심식사를 한다. 이전과 달라진 점으로 가족끼리만 만나는 시간이 1시간 더 늘어나 3시간이 됐다.
공동만찬과 객실오찬 등을 포함해 이산가족들은 3일동안 총 11시간 만난다. 2015년 10월 상봉행사 때 12시간 만남보다 1시간 줄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난 남북적십자회담 때 우리측이 제안해 지난 15일 올라간 선발대가 북측과 협의했다”며 “가족끼리 만나는 시간이 늘어난 것은 물론 개별상봉 뒤 공동오찬을 위해 이동해야 하는 불편도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산가족들은 객실오찬 뒤 금강산호텔에서 단체상봉을 이어간다.
3일차인 22일 이산가족들은 귀환 준비를 모두 마치고 나서 오전11시부터 금강산호텔에서 작별상봉 및 공동오찬을 진행한다. 이것도 이전과 달라진 점으로 이전에는 작별상봉 뒤 남과 북이 별도로 오찬을 진행하고 귀환길에 올랐다. 이날 오후 1시15분부터 45분까지 버스 탑승이 완료되면 이산가족들은 눈물의 이별을 해야 한다.
이번에 남과 북은 금강산에서 3일간 상봉행사를 진행하기 위해 이동할 때마다 받아야 하는 통행검사를 거동이 불편한 이산가족에 한해 간편화하는 조치에도 합의했다. 통행검사소를 통과할 때마다 상봉자들이 모두 버스에서 내렸다가 다시 올라타야 하지만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20여명 상봉자는 버스 안에서 검사를 받도록 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버스 안 통행검사는 물론 이산가족들의 개별상봉일 공동중식을 없애고 객실오찬으로 진행하기로 한 것이나 작별상봉을 하면서 공동오찬을 겸해 남북이 별도의 장소에서 오찬을 하지 않도록 한 것도 이동으로 발생하는 불편함을 없앤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번에도 남북이 각각 100명에도 미달하는 인원이 상봉을 하게 돼 안타깝다”며 “앞으로 생사확인 의뢰자 수도 늘리고 최종 명단 이후 미달한 인원을 채울 수 있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달자를 대체하는 데 최소한 2주가 걸려서 물리적인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를 개선해 한분이라도 더 이산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현재 금강산에 체류하는 우리국민은 104명이며, 이산가족 상봉행사 기간 금강산에 체류하는 사람은 현대아산 직원을 포함해서 1회차에 560여명, 2회차 770여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제20차 이산가족 상봉행사 2회차 마지막인 2015년 10월26일 오전 금강산호텔에서 열린 작별상봉을 마친 이복순(88) 할머니가 버스에서 납북 어부인 아들 정건목(64)씨와 인사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쌍끌이 어선 오대양 61호, 62호의 선원 25명은 1972년 12월 28일 서해 상에서 홍어잡이를 하던 중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북됐다. 정 씨는 이때 62호 어선에 타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