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가 5세대(5G) 통신 사업에서 애플(미국)·화웨이(중국)와 피할 수 없는 ‘정면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차세대 성장사업의 하나로 5G를 선정한 삼성전자는 단말기와 통신장비 사업에서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전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G 단말기와 통신장비의 기술리더십을 확대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를 위한 모뎀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엑시노스 모뎀 5100'을 탑재한 단말기의 OTA송수신 시험에 성공한 것이다. 삼성전자의 이번 송수신 시험 성공으로 '엑시노스 모뎀 5100'을 탑재한 5G 모바일 기기의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18'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갤럭시노트9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지나달 3.5GHz 5G NR 기지국을 공개한 데 이어 업계 최초로 국제 표준을 만족하는 5G 모뎀을 개발하면서 5G 이동통신 시장에서의 기술 경쟁력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3월쯤 5G 단말기 출시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난 10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노트9을 공개한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5G 기술 리더십은 절대 놓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내년 3월 국내 이통사와 5G 스마트폰 최초 상용화에 대해 협의했고 실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전세계로 확대될 예정인 5G 네트워크 시장도 정조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에 글로벌 5G 장비시장에서 점유율 20%를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목표를 달성할 경우 삼성전자는 통신장비 사업에서 연간 2조~3조원의 추가 매출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다.
5G는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드론, 자율 주행 자동차, 스마트 시티의 필수 선행 환경으로 다양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5G 단말기·통신장비 시장에서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애플, 화웨이와의 경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신업계에서는 애플이 내년에 5G단말기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화웨이는 가성비를 앞세워 단말기는 물론, 통신장비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상황이다.
5G 단말기는 초기에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보급될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내년 갤럭시S10(가칭)이 아닌 별도의 5G 단말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5G 단말기 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애플에 비해 떨어지는 단말기 수익률을 높여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도 과제로 지적된다.
일부에서는 5G 시대에는 화웨이가 애플보다 더 강력한 삼성전자의 경쟁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단말기와 통신장비 기술을 모두 갖고 있는 화웨이와 사사건건 부딪힐 가능성이 더 높다는 이유다.
최근 화웨이는 단말기 경쟁력을 대폭 끌어 올리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올해 2분기에 애플을 밀어내고 판매량 2위에 오른 화웨이는 내년 말에는 삼성전자를 잡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아울러 화웨이는 보다폰, 도이치텔레콤 등 굴지의 유럽 통신회사들과 협업하며 5G 장비 공급계획을 세우고 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판매 증가 보다 프리미엄 영역에서 높은 점유율로 수익성을 확보해 5G,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스마트카 환경에서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