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구속 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재판장에 다시 한 번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며 호소했다.
신 회장은 22일 서울고법 형사8부(재판장 강승준) 심리로 열린 항소심 공판에서 변호인과 검찰의 공방이 끝난 뒤 직접 발언 기회를 얻었다. 이번 공판은 결심공판 전 마지막 재판이었다.
이 자리에서 신 회장은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경영을 할 때 어쩔수 없는 게 있었고 시정할 수 있도록 못한 게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마음속에 후회와 아쉬움이 많지만 제 불찰이라 생각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있으며 다시 한 번 일을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신 회장에 따르면 그는 2012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이 모두 가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의 급여도 2016년도까지 신 총괄회장이 관여하고 관리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30대 중반부터 지금까지 아버지로부터 경영수업을 받아왔고 아버지는 성공한 창업가로서 절대적인 분이셨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함부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며 "2012년 그룹 회장으로 취임했지만 실질적인 권한은 총괄회장이 했으며 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총괄회장에게 보고할 때 듣기만 했으며 제 의견을 말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말 (총괄회장이) 욕조에서 넘어져 건강상태가 악화됐고 2015년부터 경영권 분쟁이 터지고 일본기업 논란이 터지면서 아버지라면 이런 상황 어떻게 대처하셨을까, 현명하게 대처 하셨을까 고민해 봤다"며 "나는 아직 많이 부족하고 그래서 괴롭고 아직도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신 총괄회장이 그에게는 엄격한 스승이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또한 신 회장은 "롯데쇼핑과 롯데케미칼을 상장할 때 총괄회장은 상장을 하면 기업 경영의 자유가 없어진다고 망설였지만 아버지를 설득해 성공적으로 상장했다"며 "상장된 회사는 내 것도 아니고 가족의 것도 아니고 퍼블릭 컴퍼니(공공기업)가 되는 것이며 경영자는 주주들과 임직원들의 신임을 얻어야 경영을 계속할 수 있다고 배워왔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롯데는 최근 2~3년간 압수수색 수사와 재판 등으로 인해 임직원들의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고 후회와 아쉬움이 많으며 모두 제 불찰이라 생각한다"며 "자숙의 시간을 가지고 있으며 다시 한 번 일을 할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재판부에 호소했다.
한편 항소심 재판부는 이달 29일 오후 신 회장과 신 총괄회장 등 롯데 일가 사건 심리를 마무리 짓기 위해 결심 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신 회장을 포함한 롯데 일가에 대한 구형량 등 최종 의견을 밝히고, 변호인단도 최종 변론을 할 예정이다. 2심 선고는 이르면 오는 10월 첫째 주에 내려질 전망이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