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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정동영·김병준…여의도 장악한 '노무현의 사람들'

2018-08-27 13:27 | 김동준 기자 | blaams89@naver.com
[미디어펜=김동준 기자]지난 주말 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전국대의원대회를 개최하고 7선의 이해찬 의원을 신임 당대표로 선출했다. 이로써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노무현 시절 사람들'이 다시금 득세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다.

앞서 6·13 지방선거 패배로 기존 지도부가 사퇴한 자유한국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김병준 비대위원장을 '구원투수'로 영입했다. 이달 5일 일찌감치 전당대회를 열고 지도부를 구성한 민주평화당에서는 정동영 의원이 승리하면서 당권을 잡았다. 이들의 공통점은 '참여정부' 인사라는 것.

이 대표는 2004년부터 2006년 사이에 참여정부의 국무총리를 지낸 바 있다. '차떼기 파동'으로 2004년부터 천막당사 생활을 전전한 한나라당(자유한국당의 전신)과 날을 세웠던 그 당시 모습은 '강한 리더십'을 표방하고 나선 지금의 당대표 이미지와 맥이 닿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뿐만 아니라 이 대표에게는 '친노 좌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닌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2009년 발족한 '노무현 대통령 추모기념사업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고, 현재는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친노 세력의 수장역을 자처하고 있다.

김 위원장 역시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근무하며 노 전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정책적으로 보좌한 이력이 있다. 마찬가지로 정 대표도 2004년부터 2005년까지 21대 통일부 장관을 역임하며 참여정부 대북정책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여기에 다음달 2일 차기 지도부를 뽑는 바른미래당에서도 손학규 상임고문의 선전이 예상된다. 

2007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직을 놓고 이 대표·정 대표와 경쟁구도를 그렸던 손 고문까지 당 지도부로 입성하면 정의당과 군소정당을 제외한 여야 대표자리가 모두 노 전 대통령 집권기에 '한 목소리' 냈던 사람들로 꾸려진다.

이처럼 '한솥밥'을 먹던 이들이지만 이제는 치열한 정치판에서 경쟁과 반목, 그리고 협치를 이뤄내야할 상대로 다시 만났다. 

당장 이 대표는 '최고 수준의 협치'를 언급하며 야당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그는 당대표 선출 직후 수락연설에서 '주제와 형식에 상관없는' 5당 대표 회담을 제안했다. 야당과의 소통을 통해 입장을 주고받는 것이 협치의 전제조건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함께 발맞췄던 경험을 바탕으로 원활한 소통을 전망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정 대표, 손 고문을 두고 "다 같이 일해 본 경험이 있고, 서로가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대화하는 것에는 여러가지 점에서 좋은 환경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다만 여야 지도부가 과거 인사들로 꾸려지는 것에 정치권 안팎에서는 "결국은 돌고 돌아 노무현"이라는 자조섞인 말도 나온다. 정치권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국민적 여론이 들끓는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가 '노무현 시절' 인사로 채워지는 게 반가울 리 없다는 논리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한국당이 위기를 겪을 때도, 바른미래당이 재도약을 언급할 때도 세대교체 이야기가 꾸준히 나오지 않았느냐"며 "지금 여야 지도부를 구성한 인사의 면면은 '올드보이' 일색"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올드보이'로 지목된 몇몇 인물들은 도리어 경륜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정치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손 고문은 27일 불교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올드보이가 아니라 골드보이"라며 "우리 국민은 정치에서 안정된 경륜을 원하고 있다는 게 지금의 흐름 아니겠느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면 제가 열겠다"고 주장했다.

(좌측부터)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김병준 자유한국당 혁신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해찬 캠프 및 각 정당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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