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1위를 지키고 있는 TV와 스마트폰의 시장 지배력 확대를 위해 새로운 가치를 불어 넣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해 경쟁사들과 차별화된 성능을 구현하고, 완성도 높은 기술을 바탕으로 소비자 가치를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TV와 스마트폰 시장이 점차 상향평준화 되면서 특화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1~2달 만에 비슷한 제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기술 리더십’이 필수라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IFA 2018 공식 모델과 삼성전자 모델이 8K 해상도와 퀀텀닷을 기반으로 한 삼성전자 'QLED 8K'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최근 삼성전자는 TV와 스마트폰에 차별화된 가치를 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프리미엄 시장의 주도권 다툼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중국의 추격도 점차 빨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삼성전자는 AI를 통해 TV와 스마트폰의 새로운 가치 창출을 모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가전전시회(IFA) 2018에서 8K TV라인업을 공개했다. 8K는 현재 지상파에서 방송되는 4K 초고선명(UHD) 방송보다 해상도가 4배 높다. 아직 4K가 대중화 되지 않은 상황에서 8K 콘텐츠를 찾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삼성전자는 8K TV 확산을 위해 AI를 꺼내 들었다. 저해상도(SD급 이상) 영상을 8K 수준으로 높여 주는 '8K AI 업스케일링' 기술을 적용한 것이다. 이 기술은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적용한 것이다. 머신 러닝 기반 알고리즘에 의해 TV가 수백만 개의 영상을 미리 학습하고 유형별로 분석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구현이 가능하다.
8K AI 업스케일링은 TV 스스로 밝기·블랙·번짐 등을 보정하는 최적의 필터를 찾아 저화질 영상을 고화질로 변환하고, 각 장면을 화질 특징에 따라 분류해 원작자가 의도한 세밀한 차이를 살릴 수 있도록 영역별로 명암비·선명도 등을 실시간으로 조정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AI 플랫폼 빅스비의 활용성을 극대화 하고 있다. 이달 초 공개된 갤럭시노트9에 탑재된 빅스비 2.0은 자연어 인식 능력과 개인화 등이 강화된 것이 특징이다.
빅스비는 말 한마디로 사용자에게 필요한 검색부터예약이나 결제까지 가능하다. 여기에 사용자의 생활 패턴을 학습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더 최적화된 정보를 제공한다.
미국 뉴욕 바클레이스 센터에서 진행된 '삼성 갤럭시 언팩 2018' 행사에서 한 참가자가 갤럭시 노트9을 체험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는 TV와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기술 하나에도 소비자들과 시장의 수용이 중요하다며 신중을 기하고 있다. 시장이 납득할 수 있는 가격의 완성도 높은 기술을 통해 소비자 가치를 극대화 한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수뇌부도 혁신 기술과 소비자 가치의 시너지를 강조하고 있다. 시장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과 품질이 우선이라는 것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문장(사장)은 IFA2018에서 중국 TV제조사가 2020년 자발광 QLED TV를 개발하겠다는 계획과 관련해 기술 보다는 가격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사장은 “(기술력은) 저희가 조금 앞서지 않겠냐”며 “엄청 높은 가격으로 내놓을 수 없기 때문에 대중화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폼팩터의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는 폴더블폰에 대해서도 삼성전자는 돌다리를 두드리고 있다. 중국제조사들에게 ‘최초’ 타이틀을 내주지 않겠다면서도 소비자 가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최근 갤럭시노트9을 발표한 뒤 간담회에서 “세계 최초보다는 소비자들이 좋아하고 받아들이는 혁신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