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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두, 문대통령 만나 “소득주도성장 매몰 안돼” 고언

2018-08-31 18:18 | 김소정 부장 | sojung510@gmail.com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0일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과 만나 경제정책 방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청와대가 31일 밝히면서 정책기조가 바뀔지 주목된다.

이 자리에서 김 부의장은 문 대통령에게 “소득주도성장 논쟁에만 매몰되지 말고, 사람중심경제라고 하는 큰 틀에서 이야기를 하자”고 조언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책 소통방식을 얘기한 것”이라며 “소득주도성장 폐기 요구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김 부의장은 지난 5월 기획재정부가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하자 소셜미디어를 통해 “오히려 침체국면 초입 단계에 있다”고 정면 반박하는 등 현 경제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한 바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춘추관 정례브리핑에서 “김 부의장이 어제 오후에 들어와서 1시간가량 대통령과 말씀을 나눴다”며 “국민경제자문위의 그동안 활동에 대해 보고했고, 국민경제자문위 향후 운영 방안에 대해 말씀을 나누셨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어 “운영 방안 중에는 국민경제자문위를 곧 개최하고 대통령께서 참석해달라, 장하성 정책실장과 임종석 비서실장이 자주 국민경제자문위에 방문해달라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덧붙였다. 

또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과 김 부의장이 경제정책과 관련된 말씀을 나눴다”면서 “김 부의장은 소득주도성장이라고 하는 것이 사람중심경제의 한 부분인데 소득주도성장 논쟁에만 매몰되지 말고, 사람중심경제라고 하는 큰 틀에서 이야기를 하자. 백 투 더 베이식(Back to the basic, 기본으로 돌아가자)라면서 사람중심경제의 중요한 방안 중 하나로 인재양산과 인력양성에 대해 건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김 대변인은 “더 큰 틀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국민들에게 설득력이 있고 효율적일 것이라는 취지”라며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소득주도성장을 전환하라거나 변경하라는 내용이 아니고, 소득주도성장을 변경하거나 폐기하라는 해석과는 다르다”라고 했다.

청와대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김 부의장이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 연이어 ‘쓴소리’를 냈던 만큼 이번 문 대통령 면담에서도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전환을 주장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특히 김 부의장이 주창한 ‘사람중심경제’ 는 인적자본 축적을 위한 대인(對人) 투자로 ‘최저임금인상’ 중심의 현 정부 정책기조와 다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부의장은 2007년 당시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 구상을 도와 박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렸으나,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는 문 대통령 대선 캠프에 합류해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김 부의장은 문 대통령 캠프에서 경제 정책 수립에 깊이 참여하면서 ‘J노믹스의 설계자’라는 평을 들었다.

김 부의장은 그러나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최저임금 이슈로 1년을 보내는 사이 경제체력이 나빠지고 외부 환경도 악화됐다. 경제운용의 기본 구조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달 12일에도 “국정 이슈에서 효율성에 관한 인식이 거의 안 보인다. 잘못 기획된 정책의 잘못된 결과를 모두 세금으로 메꾸려한다”고 남기는 등 정부의 경제 정책에 ‘쓴소리’를 해왔다.

이날 김 부의장과 문 대통령이 만난 자리에 윤종원 경제수석비서관,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배석했으며, 장하성 정책실장은 배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대변인은 장 실장이 배석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굳이 장 실장도 들어가셨어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김광두 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왼쪽 세번째)는 지난해 5월21일 문재인 정부 초대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으로 임명됐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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