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가 다시 한 번 팬들에게 기분 좋은 소식을 전할 날이 찾아왔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U-23)이 오늘(1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일본을 상대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을 치른다.
한국의 금메달과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가 걸린 마지막 일전이다. 손흥민(26·토트넘)을 비롯해 황의조(26·감바 오사카) 조현우(27·대구FC) 등 병역미필 와일드카드 3인방은 일본만 잡으면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병역 혜택이라는 최고의 선물을 받게 된다.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등 다른 대표선수들도 모두 혜택을 받겠지만 나이나 현재 처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금메달이 가장 절실한 사람은 손흥민이다.
결승전이 한-일전으로 매치업된 것은 숙명처럼 보인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가위바위보를 해도 져서는 안되는' 숙적 일본을 만났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요한 결승전을 앞두고 긴장감이 감돌아야 할텐데 이번에는 별로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경기를 준비하는 선수들이나, 경기 관전을 준비하는 팬들이나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대표팀 구성에서 한일 간 전력 차가 크다. 한국은 3명의 와일드카드 외에도 이승우 황희찬(잘츠부르크, 함부르크로 임대) 등 러시아 월드컵에도 출전했던 A대표팀 해외파를 보유했다.
반면 일본은 21세 이하 대표팀이 출전했고 해외파가 한 명도 없다. 2년 뒤 자국에서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을 겨냥해 올림픽 때 주역이 될 선수들을 아시안게임에 내보내 경험을 쌓게 하자는 의도였다. 이런 점 때문에 일본의 당초 목표는 4강 진출이면 만족한다는 것이었는데 결승까지 올라왔다.
결승까지 오는 과정에서 두 팀은 흥미로운 점도 있었다. 일본은 조별리그에서 베트남에 0-1로 패했는데 한국은 준결승에서 베트남을 만나 3-1로 이겼다. 한국은 조별리그에서 말레이시아에 1-2로 패했는데 일본은 16강전에서 말레이시아를 만나 1-0으로 이겼다.
이런 결과만 놓고 간접 비교를 통해 한국과 일본이 엇비슷할 것이라는 주장은 잘못됐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전에서 로테이션을 시도하는 여유를 부리다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토너먼트에서 만났으면 결코 지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도 고비를 넘겨가며 결승까지 올라올 정도로 기본 전력이 탄탄해서 방심할 수 없는 상대다.
일본전 필승 카드는 굳이 설명이 필요없을 듯하다. 손흥민 황의조 이승우 등 그동안 좋은 활약을 해온 핵심 선수들이 '하던 대로' 하면 된다.
캡틴 손흥민은 그라운드의 사령탑이 돼 경기의 완급을 조절하면서 21세 이하 일본 선수들에게 '클래스'를 보여주면 된다. 황의조는 9골 넣은 기세를 이어가 기회가 생기면 또 골을 넣으면 된다. 황의조가 대표팀 내 유일하게 J리그에서 뛰며 일본 축구를 잘 안다는 점도 공교롭다. 매 경기 발전된 기량을 보여온 이승우는 또래 선수들을 만났으니 더 신나게 일본 진영을 헤집고 다니면 된다.
황희찬이 출전한다면 그동안 다소 부진했던 모습을 만회하는 시원한 골을 터뜨렸으면 좋겠고, 조현우가 무릎 부상을 털고 출전해 일본전 승리 순간 골문 앞에서 환호하는 멋진 마무리 장면을 연출하면 더 좋겠다.
아시안게임 금메달 획득에 병역혜택을 주는 제도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이 분명 있지만, 손흥민이 꼭 한국을 우승시키고 병역혜택을 받기를 바라는 팬들이 많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대한민국 축구의 위상을 떨치고, 국가대표팀 에이스 역할을 하는 등 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뭉친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일본을 제물로 값진 금메달을 따 스스로 꽃길로 들어서기 위해 마지막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