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문희상 국회의장은 3일 "개혁입법과 개헌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동시에 병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후반기 첫 정기국회 개회사에서 "대한민국의 역사적 흐름은 촛불혁명과 한반도의 평화 두 축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이처럼 말했다.
문 의장은 우선 "촛불혁명의 제도적 완성은 개헌과 개혁입법"이라며 "개헌과 관련해서 이미 대통령과 청와대는 충분히 노력했고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고 평가한다. 이제는 국회가 나서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헌 블랙홀 주장은 옳지 않다"고도 했다.
문 의장은 선거제도 개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번 국회에서 선거제도 개편이 가능하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며 "이는 각 정당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그동안 논의는 충분했고 모범답안도 이미 제시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이어 "선거제도 개편의 대원칙은 각 정당이 득표수에 비례하는 의석수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당 지지율이 높고 낮음에 따라, 지역 기반에 따라 유불리를 계산할 수는 있지만 현재의 지지율과 정치상황이 영원할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모두 역사적 경험으로 알고있는 진실"이라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지난 8월 열린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들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4·27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문 의장은 "6·25 전쟁과 지난 70년의 분단이 애꿎은 사람들의 천륜을 끊어버렸다"며 "결자해지(結者解之),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인 평화 정착에 여야 정치권이 뜻을 모아 나서야 하는 가장 확실한 이유"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의원들을 향해 "정기국회에서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의 비준동의를 다뤄주길 바란다"며 "이미 '국가나 국민에게 중대한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남북합의서로서 국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법제처의 유권해석도 제시됐다"고 부연했다.
또한 "국민의 72%가 국회의 비준동의에 대해 압도적으로 지지하며 찬성하고 있다"며 "망설일 이유가 무엇인가. 한반도의 평화에 힘을 보태는 데 여야 모두가 한마음으로 나서주시길 당부드린다"고 호소했다.
문 의장은 "남북 국회 사이에 대화의 통로가 열린다면 한반도 평화의 길을 굳건히 하는 데 좋은 토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궁극적으로 한반도 평화에 대한 실질적인 기여 여부를 남북국회회담 추진의 대원칙으로 삼겠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문 의장은 "정기국회 100일을 '협치의 시간, 국회의 시간'으로 만들어 달라"며 "개혁입법과 민생경제를 살리고 실질적인 수확을 거둘 수 있도록 온 힘을 쏟아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