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정부가 각종 규제를 연일 쏟아 내고 있음에도 서울 집값이 펄펄 끓는 모습이다. 주택 수급 불균형이 서울 아파트 값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4일 한국감정원의 ‘2018년 8월 전국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집값은 0.63% 올랐다. 전달인 7월(0.32%) 대비 상승폭이 2배 가량 커진 셈이다. 서울 집값이 치솟음에 따라 전국 주택 가격 역시 0.02% 상승하며 4개월 만에 오름세로 전환했다.
구별로는 개발호재가 잇따르고 직주근접 등의 입지여건을 가진 용산(1.27%)이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어 마포(1.17%), 영등포(1.14%) 순이었다. 중구(0.91%)와 동작(0.91%), 은평(0.81%) 역시 비교적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다.
서울 주택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자료=한국감정원
정부가 지난달 3주택 이상 다주택자 등을 겨냥한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을 확정하면서 정책 불확실성 해소에 따른 강남 지역의 상승세도 눈에 띄었다. 특히 낙폭이 컸던 강남(0.66%), 송파(0.61%) 등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저가 매물 위주의 거래가 이뤄지고 매수 문의가 증가하면서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달 서울 아파트 값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조사표본 아파트(1만5886가구) 가운데 서울 지역의 단순 평균치를 계산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7억238만원으로, 전월 6억9593만원 대비 0.92% 상승했다.
한국감정원이 지난해 11월 조사표본을 재설계한 이후 서울의 아파트값 평균이 7억원을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 상승의 가장 근본적 원인은 수급 불균형에서 기인한다고 입을 모은다. 서울의 주택 공급은 줄어들었는데, 개발 기대감과 임대 사업 등록자 수 증가 등으로 ‘매물 잠김 현상’이 나타나며 집값의 무서운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것.
김현아 자유한국당 의원이 공개한 ‘서울 주택공급량’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순증 물량은 2만1424가구였다. 연 평균 4만~5만2000가구가 증가했던 2011~2016년의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는다.
강남권의 경우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진행되면서 멸실된 주택이 더 많은 ‘마이너스 공급’ 지역으로 바뀌었고, 정부의 각종 규제 강화로 향후 3~4년간 서울 역세권에서 대단지 아파트 공급은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다주택자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면서 공급은 더욱 축소됐다. 지난달 국토교통부는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가 시작된 4월을 포함해 올 상반기 신규 임대 사업자 등록자 수는 7만4000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 신규 임대 사업자 등록자 수가 2만6000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185%(4만8000명)나 증가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만성적 공급 부족 상황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만큼 각종 규제로 수요를 억제하기 보다는 공급을 늘리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전문위원은 “서울은 수요가 몰리는 강남 및 도심 일대 공급이 여전히 부족하다”며 “정부가 지속적으로 수요 억제책을 펼치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값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을 바꾸기 어려운 만큼 현재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