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과 보험사 최고경영자(CEO) 간담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껄끄러웠던 만남이 두 차례나 미뤄진 이후 다시 진행된 것이다.
특히 이번 간담회에서 즉시연금 과소지급 문제, 암보험 요양병원비, 자동차보험료 인상 등 보험업계와 금감원 간 힘겨루기를 하고있는 민감한 현안이 산적해 있어 어떠한 이야기가 오갈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6일 금감원에 따르면 윤 원장은 오는 7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보험사 CEO 간담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윤 원장 취임 후 보험사 CEO 간담회는 지금까지 두 번 미뤄졌다.
그 사이 금감원은 홈페이지를 통해 즉시연금 분쟁조정 신청 접수를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받기 시작하는 등 사태 장기화를 예고했다.
우선 금감원과 보험사 간 가장 큰 의견 추돌은 ‘즉시연금’ 사태다.
앞서 금감원은 분조위의 판정을 근거로 즉시연금을 판매한 전체 생보사에게 덜 지급한 연금액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라는 압박에 나섰다. 이에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금감원의 분쟁조정 결과를 거부하고 나섰다. 금감원의 압박을 정면에서 받아친 것이다.
감독 당국의 주문을 피감독기관에서 정면으로 받아치는 일은 흔한 일이 아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권위가 업계에서 바닥을 친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제기한 바 있다.
이에 금감원 측은 즉시연금 지급을 거부한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소비자에게 소송 비용을 지원하겠다고 나서 또다시 보험사들을 우회적으로 압박했다.
이어 금감원 홈페이지와 금융소비자 정보 포털 '파인'에 즉시연금 전용 코너를 신설해 분쟁조정 신청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는 일부 보험사의 소송이 장기화할 것에 대비해 보험금 청구 소멸시효를 중단시키기 위한 조치로, 즉시연금 분쟁 장기화를 예고한 것이다.
즉시연금 사태와 더불어 암보험금 분쟁 안건도 오는 18일 분쟁조정위원회를 거치게 될 예정이다. 안 그래도 불편했던 감독당국와 보험업계의 팽팽한 줄다리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금감원은 암보험 입원비 지급과 관련한 민원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보험사에 △말기암 환자의 입원 △집중 항암치료 중 입원 △암수술 직후 입원 등 3가지 경우는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그러나 금감원의 이 같은 권고에도 보험사들은 집중 항암치료와 암 수술 직후 입원치료에 대해선 지급 기간을 두고 있어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분조위가 개최된다고 하지만 보험사들은 조정안을 거부할 수 있어 제2의 즉시연금 사태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금감원과 보험사간 민감한 이슈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올해 하반기 자동차 보험료 인상과 관련해 각자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손해보험사들은 최저임금과 자동차 정비요금 인상, 기록적인 폭염과 폭우 등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인해 하반기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특약 전수조사 방침을 밝히며 또 한차례 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감원은 최근 자동차보험을 판매하는 국내 11개 손보사에 자동차보험 특약 현황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청했다. 금감원은 특약별 상품과 명칭을 정비하며 요율도 함께 점검한다고 나섰다. 보험사의 보험료 인상에 압박을 가하겠단 셈이다.
2년 만에 자동차보험료 인상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던 손보업계는 당혹감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금감원과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간담회 자리에서 산적해 있는 민감한 현안들에 대한 이야기가 직접 오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황을 공유하고 당국 방향에 대한 제시 정도에 그치지 않을까”라며 “협조 당부 정도의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첫 만남이다 보니 서로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민감한 이슈는 당장 압박하려 들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윤 원장 취임 이후 첫 보험사 CEO와 만나는 자리인데다 여러차례 소비자 보호를 강조해온 만큼 어떠한 방식으로든 이슈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우선 코앞으로 다가온 IFRS17과 KICS 관련된 준비상황과 보험사의 애로사항 등을 얘기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감할 수 있겠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즉시연금과 요양병원 암보험금, 자동차보험 인상 관련된 현안 이슈가 언급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