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6일 국회의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와 관련, 문희상 국회의장이 정기국회 개원사에서 ‘국민의 72%가 찬성한다’고 언급한 여론조사 결과를 반박했다. 설문 문항이 특정 답변을 유도하면서 국민 여론을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의장은 지난 4일 개원사에서 ‘국민의 72%가 국회의 비준 동의에 압도적으로 지지하며 찬성하고 있다’는 설문조사를 발표했지만 이는 특정 답변을 유도하는 설문 문항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회의장실에서 의뢰한 여론조사 문항을 보면 판문점선언에 대해 ‘국회가 비준동의를 해줘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를 이분법적으로 묻고 있다”며 “답을 미리 정해놓고 그 답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지 의원은 바른미래당 부설 바른정책연구소가 실시한 별도의 여론조사 자료를 공개했다.
그는 “(바른정책연구소) 여론조사 결과 73.1%의 국민이 ‘예산을 충분히 검토한 후 결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며 “‘남북 경제협력에 추가적인 예산이 소요되는데 국회가 즉각 비준 동의를 해야 하는가? 아니면 충분한 예산 검토 후에 비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회의 즉각 비준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은 19%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두 여론조사 결과의 차이는 국회가 판문점선언을 비준하기 전에 남북합의서에 따른 막대한 재정적 부담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고려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진정한 국민의 뜻이라는 것”이라며 “즉시 국회 비준이 이뤄져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국민의 생각을 다르게 판단하는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지 않은 채 국회 비준 즉각 동의는 진정한 평화 구축을 담보할 수 없다”며 “바른정책연구소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국민의 56.6%가 ‘북한 비핵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응답했고, 반면 한반도 종전 선언이 먼저라는 응답은 35%였다”고 강조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성과가 없을 경우 국민의 61.9%는 대북 경제재제 유지에 찬성했고, 26.3%만 제재 완화가 필요하다고 답했다”고도 했다.
지 의원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을 창당할 당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의한 정강·정책을 보더라도 ‘한반도 비핵화와 강력한 대북억지력 구축, 지속적인 제재 압박, 대화로 북핵 포기를 달성한다’고 쓰여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비준 협조를 밝힌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을 두고서는 “당의 정강·정책을 잘 모르고 얘기하는 것 같다”며 “그 정강·정책에 당이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사진=지상욱 의원실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