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대북특사단장으로 지난 5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접견하고 귀환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김 위원장이 (북미간) 동시행동 원칙이 준수된다면 좀 더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할 용의 의지가 있다고 밝혔다”며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 폐쇄에 대한 김 위원장의 입장을 전했다.
정 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방북 성과 브리핑을 열고 “김 위원장은 풍계리는 갱도의 3분의 2가 폭락해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고,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북한의 유일한 실험장”이라며 “향후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완전히 중지하겠다는 걸 의미하며,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조치라고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이러한 조치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인색한 데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고,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을 하면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는 미국과 우리나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우려에 대해 종전선언과 전혀 상관없는 게 아니냐는 입장을 특사단에 표명해왔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문재인정부는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고, 관련국 간의 신뢰를 쌓는 조치이자 이를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고, 북한도 이러한 우리의 판단에 공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정 실장과 기자단의 일문일답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별사절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6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방북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정 실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청와대 제공
-특사단이 교착 상태에 이른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풀 만한 중재안을 제시했는가. 김 위원장이 미국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했는데 향후 미국과 어떻게 임하겠다는 구체적 입장을 내놓은 게 있는가.
“김 위원장은 자신의 비핵화 의지가 분명하다고 여러 차례 분명히 천명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이런 의지에 대한 국제사회 일부의 의문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비핵화에 필요한 조치를 선제적으로 실천해나가는데 이런 상황을 선의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풍계리는 갱도의 3분의 2가 폭락해 핵실험이 영구적으로 불가능하게 됐고,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실험장도 북한의 유일한 실험장일 뿐 아니라, 이것은 향후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을 완전히 중지하겠다는 걸 의미하며, 매우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조치인데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평가가 인색한 데 대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이와 관련해 미국에 메시지 전달을 요청했다. 여기서 공개할 수는 없지만 김 위원장은 비핵화 결정에 관한 자신의 판단이 옳은 판단이었다고 느낄 수 있는 그런 여건이 조성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방북하기 전에 연내 종진선언 추진을 협의하겠다고 했는데 김 위원장이 생각하는 종전선언과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는 무엇이라고 했는가. 종전선언 이후 한미는 후속 조치로 무엇을 기대하는 건가.
“종전선언은 이미 4.27 정상회담에서 올해 안에 실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는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이고, 관련국 간의 신뢰를 쌓기 위한, 또 여기에 필요한 첫 번째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고 북한도 이러한 우리의 판단에 공감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미국과 우리나라 일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우려, 즉 종전선언을 하게 되면 한미동맹이 약화되고 주한미군을 철수해야 한다고 하는 데에 대해 종전선언과 전혀 상관없는 게 아니냐는 입장을 특사단에 표명해왔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무산된 바도 있고, 관련한 북미 정상의 입장이 중요하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언급한 멘트가 있는가. 또 폼페이오 장관의 재방북을 희망하는 입장이 있었는가.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자신의 신뢰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최근 북미 간 협상에 다소 어려움이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자신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신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참모는 물론이고 그 누구에게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 이야기를 한 번도 한 적이 없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신뢰의 기반 아래,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이 70년간의 적대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 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는 그런 희망을 얘기했다.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협의를 하지 않았고 다만 북한은 선제적인 조치들에 대한 상응하는 조치가 이뤄진다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조치들을 계속 해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달 말 유엔총회 방문과 관련한 논의가 있었는가. 10월 남북미 정상회담 개최 제안 논의도 있었는가.
“9월 유엔총회에서의 남북미 정상회담은 실현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정상회담 추진을 위한 여건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것으로 준비 중에 있다.”
-그동안 정상 간 여러 차례 비핵화 의지를 강조한 걸로 이해하고 있으나, 현재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상당히 난항이 있는 걸로 안다. 김 위원장이 이번에 방북했을 때 미국이 요구하는 핵 시설 리스트 등 실무협상 재개를 위한 카드를 언급한 것이 있는가.
“비핵화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북한도 남측의 역할을 좀 더 많이 기대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에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게 되면 비핵화 진전을 위한 남북 간 협력과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 더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번처럼 대북특사가 미국을 방문해서 이번 방북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 있는가. 결국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건 현재 핵 능력에 대한 초기조치인 걸로 아는데, 지금 말씀으로 보면 김 위원장은 북한이 해온 조치들에 대해 언급한 걸로 이해된다. 북한이 현재 핵 능력에 대한 초기조치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는가.
“주요국과의 특사단 방북결과 공유는 가장 빠른 시일 내에 여러 가지 방법으로 계획을 갖고 있다. 필요하다면 구체적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기자들에게 알려드리겠다. 두 번째 질문과 관련해서는 조금 전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은 동시행동 원칙이 준수된다면 좀 더 적극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한 용의와 의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