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손학규 대표가 국회의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에 협조하겠다고 하면서 촉발된 바른미래당 내 반발이 진정되지 않고 있다. 새 지도부 출범 첫 주 만에 내전 양상을 보이는 바른미래당을 두고 정계개편 가능성마저 나온다.
지난 3일 문희상 국회의장이 판문점선언에 대한 여야의 역할을 당부하자, 다음날(4일) 손 대표도 “판문점선언 비준에 적극적 협조할 생각”이라며 문 의장과 궤를 같이했다. 지금껏 바른미래당이 견지해 온 입장과 결이 다른 발언에 지상욱·이언주 의원 등은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심각성을 느낀 손 대표가 5일 직접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확전 태세다.
특히 김관영 원내대표가 판문점선언 비준에 앞서 국회 차원의 결의안부터 채택하자는 ‘중재안’을 내놨던 6일 지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창당할 당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의한 정강·정책에 바른미래당이 제대로 따라가고 있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맞불을 놨다. 또 국회의장 비서실이 발표한 ‘판문점선언 여론조사’가 “왜곡됐다”며 당 부설 바른정책연구소가 실시한 별도의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는 7일 MBC라디오 ‘이범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다음주 정책의총을 열고 서로의 인식 차이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이번 사태로 당내 분위기가 어수선해지면서 줄곧 제기됐던 정체성 문제가 다시금 도마 위에 오른 모양새다. 당장 자유한국당은 논평에서 “손 대표는 당내 반발을 무릅 쓰고 판문점선언에 대한 국회 비준 협조를 약속했다”며 “더불어민주당의 아류 정당으로서 본색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바른미래당이 분당(分黨) 사태를 전망하는 시각도 고개를 들고 있다. 진원지는 바른미래당 당권을 잡은 손 대표를 향해 정계개편 신호를 주고 있는 민주평화당. 앞서 유성엽 평화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제 민주당·한국당으로 갈 사람들은 가고, 올 사람들은 다 와서 중도개혁 지향의 단일대오를 짓자"고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평화당과 함께 행동하고 있는 이상돈 의원은 7일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에서 “바른미래당에서 한국당으로 갈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다”며 “총선을 앞두고 한국당이 진정한 쇄신과 개혁을 이뤄내면 유승민 의원 등 (개혁적 보수세력)이 힘을 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왼쪽)./사진=바른미래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