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자유한국당은 9일 국회의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은 북한의 약속 이행도 없이 국민에게 엄청난 재정 부담만 지우는 정부의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 밀어붙이기를 결코 수용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판문점선언을 국민적 합의도 생략한 채, 비핵화 이행에 대한 확실한 담보도 없이 동의해줄 수는 없다”며 “입법부 일원으로서 행정부 견제라는 본연의 임무를 방기할 수 없으며, 핵 있는 평화는 성립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막대한 예산이 수반되는 판문점선언을 무조건 비준 동의하라는 요구는 평화에 대한 담보도 없이 돈만 퍼주자는 얘기와 다름 없다”며 “위기에 직면한 민생경제 현실을 감안할 때 국민에게 부담을 지우는 게 옳은 일인지 철저히 따지는 등 국회 심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판문점 선언 이후 넉 달이 지나도록 북한의 비핵화 약속 이행은 거의 제자리걸음”이라며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와 동창리 미사일 엔진실험장 폐쇄를 예로 들며 비핵화 선행조치를 했다고 하지만, 이는 국제사회가 요구하는 비핵화 프로세스의 본질과 관계 없는 조치다. 북한은 핵 리스트에 대한 신고→검증→폐기라는 절차에 진입조차 하지 않았다”고 현 상황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청와대와 여당이 이런 점을 잘 알면서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추석을 앞두고 경제 실정으로 초래된 민심 이반을 남북관계 이슈로 돌려 돌파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판문점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건넨 USB 내용이 무엇인지 문재인 대통령은 밝혀야 한다”며 “그 내용을 대한민국 국민과 국회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들에게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구체적인 로드맵이라도 제시해야 한다”며 “국회와 국민은 아무것도 모르는 가운데 뜬금없이 천문학적인 재정이 뒷받침돼야 하는 비준 동의안을 불과 열흘 만에 처리해달라는 심보는 무엇인가”라고 비판했다.
한편, 앞서 청와대는 오는 11일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김성태 원내대표./사진=자유한국당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