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모터스포츠에서 꾸준히 치열한 기술력 승부를 펼쳐온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의 대결이 올해를 끝으로 더 이상 볼 수 없을 전망이다.
더욱이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올해 경쟁에서는 이미 한국타이어가 압승을 기록하고 있다. 양사의 대결은 한국타이어의 조현범과 금호타이어의 박세창의 대결구도로도 비춰지며 관심을 보이는 이들이 많았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가 이끌고 있는 아트라스BX레이싱의 조항우가 서킷을 질주하고 있다. /사진=한국모터스포츠기자협회 정인성 레이스위크 기자
하지만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매각되며 이 경쟁구도가 깨졌고 금호타이어의 자금부족으로 기술력경쟁에서도 밀리는 상황에 처해있다.
최근 열린 슈퍼레이스 캐딜락6000 6전경기에서 조현범 한국타이 대표가 이끄는 아트라스BX레이싱이 금호타이어 엑스타레이싱을 누르고 승리했다. 국내 '톱2' 타이어 브랜드 매치로 경기 이전 치열한 눈치 싸움으로 많은 타이어 업계 및 마니아의 관심을 쏠렸다.
그뿐만 아니라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는 올 시즌 개막전을 비롯해 많은 경기를 직접 참석하며 레이싱팀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하고 있다. 조현범 대표는 평소 모터스포츠 마니아로 경기를 즐기며 모터스포츠를 통한 타이어 연구개발에 많은 관심을 쏟으며 직접 현장 경영을 통해 소통하고 있다.
지난 9일 전남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상설 경기에서 열린 'CJ대한통운 슈퍼레이스 6라운드' 캐딜락6000 클래스는 한국타이어 아트라스BX 레이싱이 '원투 피니시'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포디엄의 주인공은 아트라스BX 레이싱의 야나기다 마사타카와 조항우가 1, 2위를 나란히 차지했고 포디엄 마지막 자리 또한 한국타이어가 후원하는 서한그룹 서한-퍼플모터스포트 김중군이 올랐다.
한국타이어가 포디엄 세 자리를 모두 석권한 경기다. 금호타이어 엑스타 레이싱은 이데유지가 다섯 번째로 체커기를 받으며 금호타이어 선수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업계는 사실상 매 라운드 분석과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한국타이어에 반해 금호타이어는 어려운 회사 상황에 이렇다 할 지원책을 마련하기 힘든 상황으로 판단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포츠의 대명사인 모터스포츠에서 연구개발 없이 단순히 모터스포츠 팀을 후원한다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는 올 시즌 출발하기 이전에 감지됐다.
엑스타 레이싱팀은 금호타이어의 경영난으로 팀 운영자금이 없어 김진표 감독이 사비를 털어 팀을 힘겹게 꾸려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타이어의 국내 자동차 업계 최초로 특별 제작된 모터스포츠 트레일러 /사진=한국타이어
올해 슈퍼레이스는 총 9라운드를 진행한다. 이번 6라운드 경기가 치러진 가운데 한국타이어는 절대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와의 올 시즌 전적은 총 여섯 번의 경기에서 5대 1로 사실상 한국타이어가 경기를 점령하고 있다.
슈퍼레이스 경기결과에 따르면 5라운드까지 '팀 챔피언십 포인트'는 한국타이어 아트라스BX 레이싱이 143포인트, 금호타이어 엑스타레이싱팀이 112포인트이며 CJ그룹의 이엔넴모터스포트팀이 67포인트를 쌓았다. 선수 챔피언십 포인트 또한 한국타이어가 절대적이다.
김종겸(아트라스BX 레이싱) 89포인트, 조항우(아트라스BX 레이싱)가 79포인트를, 금호타이어 엑스타레이싱 이데유지가 58포인트를 차지하며 팀과 개인 모두 한국타이어가 싹쓸이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타이어의 독주 이유에 대해 흔들린 금호타이어의 경영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타이어는 올 1월 조현범 한국타이어 대표이사 겸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최고운영책임자로 글로벌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전략과 혁신의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모터스포츠에도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반면 금호타이어는 최근 한용성 금호타이어 사장이 취임 9개월만인 지난달 사임하며 불안한 내부사정을 연출하고 있어 이렇다 할 모터스포츠의 핵심인 연구개발(R&D)지원이 어려운 상황이다.
한용성 사장은 구조조정 전문가로 코리아에셋투자증권 부회장에서 지난해 12월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를 위해 영입된 인물로 꼽힌다. 대주주인 더블스타가 지난 7월 금호타이어 인수를 완전히 마무리를 끝낸 한 사장은 구조조정 임무를 마치고 회사를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한용성 사장이 사임한 자리는 김종호 대표이사 회장이 겸직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한 사장의 사임을 계기로 지난달 중순 새로운 경영진을 꾸렸다. 중국 영업본부장을 기존 전무급에서 부사장급으로 격상시켰고 더블스타가 중국 현지 상용차 시장에서 강점을 지닌 만큼 이 분야에서 시너지를 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종호 회장은 더블스타 체제 이후 중국 사업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는 가운데 모터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또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며 자연스럽게 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정통한 관계자는 "탄탄한 지원의 한국타이어가 승승장구하는 반면 사실상 중국회사로 바통이 넘어간 금호타이어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모터스포츠팀 또한 정리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