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담은 특례법안이 국회를 표류하면서 오는 하반기 있을 인터넷전문은행 추가 인가 신청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9~10월 중 '금융산업경쟁도 평가위원회'를 열고 인터넷은행의 경쟁 상황을 평가한 뒤 제3인터넷은행 인가 여부를 판단할 계획이다. 국회에 계류 중인 특례법 처리 여부와 관계없이 추가 인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현재까지 제3인터넷은행에 진출에 관심을 기울이는 곳은 제1호 인터넷은행 인가에 도전했던 인터파크를 비롯해 NH농협은행, 신한은행, SKT 등이다.
인터파크의 경우 특례법 통과 여부와 사업공고상 세부안을 토대로 사업성 검토에 나선다는 계획으로 사실상 도전할 뜻을 밝혔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정기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는 내용을 토대로 사업 공고를 살펴본 뒤 인가를 신청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나머지 후보로 거론되는 금융권의 경우 정보통신기술(ICT)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출할 것을 구상하고 있으나 예상 외에 ICT 기업들의 참여 의지가 저조한 상태다.
당초 '10조 룰'이라 불리는 규제가 ICT 기업 집단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허용될 경우 진출이 예상된다고 거론됐던 네이버, 넥슨, 넷마블 등은 제3인터넷은행 진출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넥슨과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과 관련해 ”진출 계획이 전혀 없다“며 ”사업을 계획중인 것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넷마블 측은 "현재까지 진출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네이버 또한 카카오가 대주주인 카카오뱅크처럼 네이버페이 사업이 있어 인터넷은행 진출 시 이점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많았지만 인가 신청을 검토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네이버 측은 포털 사이트 검색 이후에 구매까지 가는 과정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더 끊김없이 제공하고자 핀테크 업무를 할 뿐 추가적으로 업무를 확장할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다.
ICT 분야에 강점을 가졌던 기업들이 잇따라 진출을 거부하는 데에는 특례법 통과가 지체되는 영향도 크지만, 기존에 주력해왔던 산업을 대체할 만큼 인터넷은행이 매력적인 사업은 아니기 때문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국내선 강소기업이지만 글로벌 IT 기업들에 비해 규모 면에서나 경쟁 부분이 약해 더 잘하고 해야하는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며 "핀테크 분야인 인터넷은행보다는 AI 기술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기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는 여전히 은산분리 규제 완화 논의가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여야 의원들간 이견이 있어 국회는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로 특례법을 심사하는 정무위원회 측은 추석 연휴 이전 별도로 회의를 열고 통과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