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항공업계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대형항공사(FSC)는 유류비 부담이 가중된 영향으로 일부 실적이 저조한 반면 저비용항공사(LCC)는 일본 태풍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공급 증대 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 보잉 737-800 항공기 /사진=제주항공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5033억원, 3738억원으로 예상된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9%, 영업이익은 5.2%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1조7947억원, 1159억원이다. 전년동기대비 매출액은 10.1% 올랐지만, 영업이익은 2.2% 빠졌다.
대한항공의 3분기 국제선 탑승률은 사상최대인 83%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대한항공이 입주해 있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의 올들어 8월까지 여객 분담률은 27%대를 기록했다. 개장 초기보다 4%포인트 가량 늘어난 것이다. 대한항공은 7월과 8월 유럽노선에서만 여객량이 10% 초반대까지 증가했다. 아시아나항공은 매출 신장률에도 불구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는데 고유가에 따른 유류비 부담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양대 항공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239%, 666%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 하락으로 환차익이 늘어나면서 순이익이 증가한 것으로 해석된다. 3분기 원달러 평균 환율은 1122원으로 지난해 3분기 1148원 대비 26원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10원 떨어지면 대한항공은 180억원, 아시아나는 140억~170억원의 외화환산손익이 발생하며 이는 영업외수익으로 포함된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고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제주항공과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401억원, 462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14.3% 성장이 예상된다. 진에어 또한 같은 시기 2811억원, 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0%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항공은 올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전망치가 1043억원으로 업계 최단기에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관측된다. 진에어는 같은 기간 누적으로 9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양사의 올 1~3분기 영업이익 총합은 2030억원으로 전망됐다. 전년동기(1619억원) 대비 25% 가량 성장한 수치다.
LCC의 이익 성장세는 9월 추석 황금연휴 특수를 누리기 위한 수송량(공급) 증가가 영향을 미친것으로 풀이된다. 제주항공은 상반기를 시작으로 2~3대의 기재 도입으로 여객 공급량이 전년동기대비 23% 가량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황금연휴 직후인 10월 인천공항 여객, 화물 수송량은 전년동월대비 각각 11.3%, 7.1% 증가하며 국제 여객 비수기에도 수송량 호조세가 이어졌다.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는 일본 노선이 태풍·지진 등 악재로 타격을 입었지만 이로 인한 수요나 실적 타격은 크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양지환 대신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노선 지진 및 태풍에 영향으로 3분기 실적은 다소 부진이 전망되나 이는 자연재해에 따른 일시적인 수요 위축이라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제주항공과 진에어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전년대비 각각 14.3% 2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4분기 전망은 밝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은 올해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평균가격 전망을 배럴당 65.95달러에서 66.21달러로 상향했다.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 이후부터는 배럴당 69~71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미국의 이란 제재‧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영향으로 연내 유가가 80달러의 정점을 찍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연간 유류 사용량이 약 3300만 배럴 규모인데 유가가 배럴당 1달러 변동할 경우 3300만 달러의 손익 변동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아시아나를 포함한 8개 국적사들이 지난 2분기 유가 급등으로 1분기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보인 영향도 높은 유가로 여객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11월 미국 주도의 이란제재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4분기 항공사의 실적에 악영향이 예상된다"며 "헤지나 유류할증료는 유가 급등의 충격을 줄이는 보조적 수단에 불과한 만큼 고유가를 반영한 운임 증가로 여객 수요가 얼마나 줄어들지가 실적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