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홈 경제 정치 연예 스포츠

잇따른 고발 위기 김상조, 왜?…"삼성 압박, 시장질서 교란"

2018-09-27 10:42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한반도인권·통일변호사모임(이하 한변)과 경제지식네트워크 등 시민단체와 시민들이 ‘직권남용’과 ‘강요’ 등의 혐의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고발하고 나섰다. 김 위원장은 앞서 삼성SDS 소액주주모임으로부터 같은 이유로 고발을 당한 바 있다.

27일 시민단체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한변 소속 장효정 변호사와 이병태 경제지식네트워크 대표(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김 위원장을 직권남용과 강요죄 등의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이 3년 내로 지주회사 전환을 안 하거나 못하면 영원히 못 하는 것”이라며 “그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결단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어느 그룹도 지금부터 3년 이내 무엇인가 결정하지 못할 문제라면 그 이후로도 못하는 것”라고 말했다. 

한변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김 위원장은 취임 이전부터 ‘삼성 저승사자’란 별칭으로 삼성그룹에 적대적 태도를 보여 왔는데, 이날 삼성그룹 이재용 부회장으로 하여금 구체적인 시한까지 특정해 지주회사 전환을 압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발언 이후 삼성화재와 삼성전기는 지난 20일 보유하고 있던 삼성물산 지분 약 1조원 규모(3.98%)를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삼성화재는 삼성물산 주식 261만 7294주(1.37%)를 3285억 원에, 삼성전기는 500만주(2.61%)를 6425억 원에 처분하겠다고 각각 공시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사실상 모두 해소됐다.

이에 대해 한변은 “현행법상 기업의 순환출자 구조는 위법이 아니다”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등에 의하더라도 공정거래위원장은 특정기업의 지배구조에 개입할 아무런 권한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사진=연합뉴스



또 김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삼성그룹 경영권의 장래를 불투명하게 하여 그룹 계열사의 기업가치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위법한 행위”라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이어 “공정거래위원장은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질서를 수호할 막중한 임무가 있다”며 “이 임무에 위배하여 우리나라의 시장경제질서와 법치주의를 교란한 것은 그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일침을 가했다. 

김 위원장이 고발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SDS 소액주주모임은 지난 달 20일 ‘직권남용’과 ‘강요미수’ 등을 이유로 김 위원장에 대한 형사 고발을 진행했다. 

소액주주모임은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14일 취임 1주년 기자 간담회에서 ‘대기업 총수 일가의 비핵심 계열사나 비상장사 지분을 팔지 않으면 공정위 조사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발언한 이후 삼성SDS 주가가 폭락했고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공정거래법상 삼성SDS는 규제 대상이 아니어서 김 위원장의 발언은 법적 근거가 없다”며 “시장경제질서 수호 임무를 위배하고 대기업에 대한 강요와 직권남용 혐의의 부적절한 언동으로 경제 질서와 법치주의를 교란한 책임이 매우 무겁다”고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김 위원장의 ‘지배구조 개선’ 요구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있어 왔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명예교수는 “어떤 지배구조가 기업 성과에 유리한지 밝혀진 게 없다”며 “순환출자로 가든 지주회사체제로 가든, 기업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특임교수는 정규재TV의 ‘시장경제 공부합시다’ 방송을 통해 “기업 정책이 제대로 되려면 기업의 매출이 늘고, 투자가 왕성해지고, 고용이 늘어나야 하는 것”이라며 “정부가 압박하는 지배구조 개선으론 이 같은 효과를 낼 수 없다”고 언급했다.

주진열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업지배구조는 경쟁법(공정거래법) 정책의 적절한 대상이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학자들조차 한국식 경제력집중 억제책에 의구심을 갖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과 경쟁하는 중국 대기업에 오히려 좋은 정책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종합 인기기사
© 미디어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