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한국시장의 매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다는 우려가 확대되고 있다. 해외 자본의 이탈 가능성이 제기되고 법인세 증가 등 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점차 가중되면서다. 우리 경제와 기업들의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다각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6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2.00%~2.25%로 올랐다. 미 금리 인상으로 한미 간 기준금리 차는 최대 0.75%포인트로 벌어졌다.
3월과 6월에 이어 올해 세 번째 기준금리를 올린 연준은 오는 12월에 추가 인상을 계획하고 있다.
한미 기준금리 격차 확대는 우리 자본시장에 유입돼 있는 외국인 자본의 유출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역전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따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의 ‘한·미 기준금리 역전현상 지속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간 금리격차 0.25%포인트 확대는 국내에 유입돼 있는 단기자본인 포트폴리오 투자 8조원, 직접투자 7조원 등 총 15조원(GDP 대비 0.9%)을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밖에 외국인 자본유출입에 해외변동성 충격, 생산성 충격도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자본의 국내 경제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에서 선제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리역전이 장기화될 경우 안정자산인 달러에 자금이 몰리고, 높아지고 있는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정성에 노출돼 해외자본의 급격한 유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승석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외국인자본은 가장 저렴하게 조달할 수 있는 투자재원 중 하나이지만 대내외적 충격으로 인해 유출이 본격화되기 시작하면 직접적인 통제가 어려운 속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글로벌 시장에서 생존경쟁을 펼치고 있는 우리 기업들은 법인세 증가에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고 있다. 대표 기업들의 경우 미국기업보다 법인세 부담이 크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한경연이 2018년 상반기 한국 반기보고서와 미국 10-Q 연결손익계산서의 법인세부담 비중을 비교한 결과, 전기전자분야 삼성전자가 28.0%와 애플 14.0%로, 자동차분야 현대차 24.9%와 포드 13.9%, 철강분야 포스코 31.0%와 뉴코 23.5%로 역전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미간 법인세부담 역전은 지난해 한국의 법인세율 인상(22→25%)과 미국의 법인세율 인하(35→21%) 때문으로 분석됐다. 세율 인상이 적용되면서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사의 영업이익, 법인세비용차감전순이익 증가보다 법인세 부담이 더 크게 나타났다.
재계 관계자는 “세계 주요 국가들은 자국기업의 해외 이전을 막고,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를 낮추고 있다. 우리는 작년에 세계에서 유일하게 법인세를 올렸다”며 “법인세 인상으로 기업들의 국내 투자 환경은 더욱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