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영화 '암수살인'(감독 김태균)에 대한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두고 피해자 유족과 배급사 측이 각자의 주장을 펼쳤다. 이제 법원이 어떤 판단을 할 지에 따라 10월 3일로 예정된 영화의 개봉 여부가 결정된다.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50부에서는 '암수살인'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 건에 대한 심문기일이 열렸다. 앞서 지난 20일 영화의 모티브가 된 실제 사건의 피해자 유족 측은 '암수살인'이 과거 살인사건을 유사하게 묘사해 피해자 가족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영화 제작진 측에서 사전에 유족의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며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한 바 있다.
이날 심문에서 피해 유가족 측의 대리인은 "영화에 실제 범행 가해자의 수법, 장소, 시간, 피해자의 상태 등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면서 "배급사 쇼박스 측은 단 한 번도 유족 측의 동의를 구하거나 협의를 하지 않았다. 영화가 상영될 경우 인격권이 침해될 뿐더러 피해자 유족들이 되돌릴 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될 것이다"라며 영화의 상영금지를 주장했다.
이에 투자배급사 쇼박스 측 대리인은 "제작사가 유가족의 동의를 받지 않고 영화를 촬영한 것에 대해서는 사죄 드린다"고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하면서도 "범죄 피해자에게 초점을 맞춘 영화가 아니고 범인과 암수살인을 추적하는 우직한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쇼박스 측은 "영화 속 소재로 등장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범죄다. 영화에서 일반적으로 구성할 수 있는 창작의 영역이어서, 법적으로 유족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다"는 주장을 폈다.
재판부는 최종 판단을 하기에 앞서 영화 개봉일이 다음 달 3일인 만큼 양 측에 29일까지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추가 의견서까지 검토해보고 이르면 10월 1일께 선고를 내릴 계획이다.
김윤석과 주지훈이 주연을 맡은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그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로 2007년 부산에서 일어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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