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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어디까지 가봤니13]봉사료 받는 호텔과 안받는 호텔들

2018-10-03 12:47 | 김영진 부장 | yjkim@mediapen.com

롯데호텔의 이그제큐티브 타워 스위트룸./사진=호텔롯데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국내 호텔들을 이용하다 보면 다른 업종에 없는 독특한 점을 볼 수 있습니다. 계산하고 나서 영수증을 보면 부가세와 함께 '서비스 차지(봉사료, service charge)'가 붙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위 '텐텐'이 붙는다고 표현합니다. 서비스 차지는 보통 팁과 유사한 개념인데 팁이 좀 더 자발적(voluntary)이라면 서비스 차지는 강제성(mandatory)을 지닙니다. 서비스에 불만이 있더라도 서비스 차지는 그대로 내야 하기 때문이지요. 

호텔업계에서는 서비스 차지의 역사가 아주 오래됐고 원인도 복잡하다고 합니다. 팁 문화가 발달하지 않은 우리나라 문화에 서구의 팁 문화가 들어오면서 호텔과 유흥업소 등에서는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자발적인 팁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1979년 호텔업계에 '10% 봉사료 제도' 도입을 권고했다고 합니다. 

이후 호텔과 고급 외식업체 등에서 표시된 가격에 서비스 차지와 부가세를 별도로 받는 곳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커진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에 2010년대 들어 정부는 부가세와 봉사료 등을 모두 포함한 실제 지급가격을 표시하도록 관계 법령을 개정하기도 했습니다.

따라서 호텔 식음 업장을 이용하면서 고객들은 실제 지급가격을 알 수 있어서 가격 비교도 쉬워졌고 팁을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지 않아도 되게 됐습니다. 음식 가격에 봉사료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죠.
 

그랜드하얏트서울 객실 최종가격에는 10%의 부가세에 10%의 봉사료가 붙는다.


1979년 '10% 봉사료 제도' 도입 권고...최근 오픈한 호텔들 봉사료 안받아

하지만 호텔 식음업장은 실제 지급가격으로 표시되는 반면, 객실은 아직도 '텐텐'을 별도로 표시하고 있습니다. 또 신규 오픈한 호텔들을 중심으로 서비스 차지를 부과하지 않는 호텔들도 늘어나면서 서비스 차지가 붙는지 안붙는지에 따라 가격 차이가 10% 정도 나게 됐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호텔은 객실 가격이 20만원인데 최종 결제할 때는 세금과 봉사료를 포함해 24만2000원이 붙지만 어떤 호텔은 22만원만 결제해도 되는 호텔들이 있습니다.

서비스 차지를 부과하는 호텔들을 살펴보면 롯데호텔, 신라호텔, 웨스틴조선호텔, 밀레니엄힐튼호텔, 인터컨티넨탈호텔, JW메리어트서울, JW메리어트동대문, 더 플라자, 그랜드하얏트서울 등입니다. 대체로 오랜 업력을 가진 호텔들이 대부분입니다.

반면 서비스 차지를 부과하지 않은 호텔들은 포시즌스호텔, 파크하얏트호텔, 콘래드호텔, 그랜드 앰배서더 및 아코르 계열 호텔 등입니다. 또 비즈니스급 호텔들도 대부분 서비스 차지를 받지 않습니다.

호텔업계에서는 서비스 차지가 도입된 게 1979년인 만큼 그 당시 때부터 호텔 영업을 시작했던 신라호텔, 그랜드하얏트서울, 롯데호텔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 차지를 지속 부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파크하얏트서울에는 10%의 부가세만 부과된다.


봉사료  체크할 필요는 있으나 호텔 선택에 큰 영향 없어

같은 20만원의 호텔을 예약하더라도 롯데호텔을 선택하면 최종 가격이 24만2000원이 되고 콘래드호텔은 22만원이 되는 겁니다. 따라서 국내 호텔을 예약할 때는 서비스 차지가 붙는지 안붙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한편 우리나라 호텔 구조는 그나마 단순한 편입니다. 해외에는 팁을 노골적으로 요구하는 곳도 많고 리조트피, 데스티네이션피, 시티 텍스 등 추가로 내야 할 것도 많고 아주 복잡합니다.

그렇다고 이런 서비스 차지가 호텔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칠까요? 결론은 그렇지 않다고 봅니다. 

고객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호텔을 우선 선택하지 세금이나 봉사료에 크게 민감해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신라호텔을 선호하는 고객이 콘래드호텔에서 봉사료를 안 받는다고 그리로 옮길까요. 경험 삼아 한두 번 정도 이용해 보겠지만 충성 고객이 되기는 힘들 것입니다.

하지만 국내 호텔이든 해외 호텔이든 호텔 예약을 할 때 추가로 부과되는 것이 어떤 게 있는지 정도는 꼼꼼히 챙겨봐야 현명한 소비자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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