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연금 지급 개시 이후 종피보험자가 사망 이외의 원인으로 종피보험자의 자격을 상실하는 경우에는 주피보험자를 피보험자로 하는 개인형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 경우 개인형과 부부형의 적립액 차액을 정산하고 전환 시점부터의 연금액은 개인 형으로 전환된 연금액을 지급한다.
한 보험사 약관 내용 중 일부다. ‘종피보험자’ ‘주피보험자’ 등의 용어는 한자식 표현으로 선뜻 내용이 이해되지 않는다.
이 외에도 ‘보험증권’ ‘약관대출’ ‘핀테크’ 등의 경제용어들은 일반 국민들에게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게 만든다.
9일 제572돌 한글날을 맞아 순화돼야 할 경제용어를 꼽아봤다.
경제용어는 유독 어렵게 다가온다. 특히 보험 용어는 약관을 제 아무리 자세히 읽어도 당최 알아들을 수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복잡한 계산식이 포함돼 있기도 한 탓도 있지만, 외래어와 한자어의 남용도 한몫을 한다.
주피보험자의 경우 직접 보장을 받는 사람, 종피보험자는 추가 보험 대상자를 의미한다.
일본식 표기나 한자어, 외래어 경제용어 개선 지적은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져 오고 있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알기쉬운 보험용어 만들기’ 등을 통해 다양한 용어 개선을 추진해왔다.
당시 금감원은 ‘제3보험’은 ‘질병·상해보험’으로, ‘신조자동차’는 ‘새로 출고된 자동차’로, ‘생사혼합보험’은 ‘생존·사망보장보험’으로 각각 바꾸기로 했다. 또 ‘보험증권’은 ‘보험가입증서’로, ‘(손해)담보’는 ‘(손해)보상’으로, ‘약관대출’은 ‘보험계약담보대출’로 각각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언론 등에서는 여전히 보험증권, 담보, 약관대출 등의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새로운 용어의 등장에도 금융권과 국어학계에선 입장 차가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을 융합한 ‘핀테크’라는 용어는 금융회사와 금융위원회, 금감원 등에서 보통 명사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국립국어원에선 핀테크라는 용어를 ‘금융기술’이라는 한글로 바꿔 사용할 것을 권고했지만 금융권에선 해당 사실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립국어원에선 2015년 한글 사용을 권고했지만 금감원에선 IT·핀테크 전략국이란 이름의 부서까지 만든 것이 그에 대한 반증이다.
이에 대해 국어학계 전문가는 일반 국민들에게 어려운 경제용어가 순화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덕호 경북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경제용어는 일반 국민들에게 보다 친숙해 질 수 있도록 순화될 필요성이 있다”며 “경제학은 특히 일반 대중과 밀접한 학문이기 때문에 외래어·한자어 등의 표기를 순화해 표현한다면 보다 의사소통이 편리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