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경제성장률 정부 전망치인 3% 수준은 '장밋빛'이 될게 확실한 듯하다. 국내의 민간 연구소와 많은 주류 경제학자들은 한국 경제의 어려움을 수없이 지적했지만 정부는 귀담아 들으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에게 익숙한 국제기구인 국제통화기금(IMP), 아시아개발은행(ADB),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모두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대로 하향 조정했다.
경제전망은 미래예측이므로 연구 모형구조에 따라 다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국내외 모든 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정부 전망보다 부진할 것이란 지적은 거의 일치한다. 굳이 이들의 예측이 아니더라 경제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도, 상식수준에서 어려워질 것이란 예측을 쉽게 할 수 있다. 다만 정부의 희망고문이 문제다.
2% 저성장 경제구조로 가는 한국 경제의 원인을 파악하는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시장경제에서 거래가 활발하면 경제는 성장한다. 즉 거래량이 많아질수록 경제성장 속도는 빨라진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거래를 규제로서 차단해 버렸다.
소득주도성장이란 경제철학은 본질적으로 규제를 통해 분배구조를 새롭게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물론 외형적인 논리는 저소득층의 소득을 늘려서 소비증가를 늘리고 성장한다고 하지만, 결국은 분배구조를 바꾸자는 것이다.
소득주도성장 철학을 구체적으로 실현하는 정책인 최저임금제도,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정규화 등은 시장에서의 거래량을 떨어 뜨린다. 모든 규제는 겉으로는 '경제약자를 배려'하고 '저녁있는 삶 구현'이라는 따뜻한 마음에서 출발하다. 하지만 결국은 거래량을 줄이기 때문에 경제성장을 떨어뜨린다.
모든 규제는 경제를 위축시킨다. 한국 경제가 위축되는 과정에 대해 해외 경제기관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들의 경고음에 무감각한 듯하다. 심지어 정부와 시장 간 경쟁구도에서 정부가 시장을 이길수 있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
한국의 경제성장률 정부 전망치인 3% 수준은 '장밋빛'이 될게 확실한 듯하다.국내 경제전문가뿐만 아니라 IMP, ADB, OECD 등 국제기구도 2%대 전망치를 내놓고 있다. 경제는 한 번 망가지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올해, 내년의 문제가 아니라 5년, 10년 후가 더욱 걱정되는 이유다. /사진-연합뉴스
많은 경제전문가들이 정부는 시장을 이길 수 없다고 해도, 청와대 정책실장은 정부가 시장을 이길수 있다고 오히려 큰 소리쳤다. 정부가 과연 시장을 이길 수 있을까? 정부나 시장이나 모두 추상적 개념이므로, 좀 더 현실적인 실체로 설명해 보자.
정부란 결국 소득주도성장이란 철학으로 무장된 소수 권력자일 뿐이다. 반면 시장은 소비자와 공급자들이 거래하는 추상적 개념으로 소비자와 공급자 간에 자생적으로 거래하는 장이다. 정부 즉 소수 권력자는 규제를 통해 소비자와 공급자들의 경제적 행동을 얼마든지 조정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은 그다지 도덕적이지도 않고, 이타적이지도 않다. 조그마한 경제적 유인에 의해 서서히 행동을 바꾸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대표적인 예가 가격이 오르면 수요가 떨어지고, 공급은 증가한다는 '수요법칙'과 '공급법칙'이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은 권력자가 만들어 놓은 규제방향에 따라 인간의 행동을 조정할 수 있다는 믿음과 같다. 그러나 규제는 결코 인간의 행동을 바꾸지 못한다. 시장가격보다 낮게 규제하면, 기업의 노동수요와 기업투자도 줄어든다.
규제에 반응하는 인간의 행동으로 인해 시장이 작동할때 거래량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런 인간의 행동변화가 국내외 경제기관들이 경고하는 경제성장률의 하락 원인이다. 시장은 인간행동이 집단적으로 나타나는 추상적 개념일 뿐이다.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인간행동을 조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권력자들은 간혹 인간행동에 변화가 없으면, 더 강력한 규제를 펴면 인간행동을 조정할 수 있다고 착각한다. 국내외 경제전문기관들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2%대 저성장 경제로 전망해도 정부가 그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즉 권력자들은 향후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얼마든지 인간행동을 조정할 수 있다는 오만과 자신과신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한국 경제는 더욱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 것이다. 경제는 한 번 망가지면 쉽게 회복되지 않는다. 올해, 내년의 문제가 아니라 5년, 10년 후가 더욱 걱정되는 이유다. /현진권 경제평론가·전 자유경제원장
[현진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