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중 무역전쟁에 따른 한국 수출의 피해가 선박과 철강, 핸드폰 등 10대 주력 품목에 집중돼 수출증가율이 급락하고 있다.
이 같은 수출부진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가 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관계 당국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으로 상호 관세부과가 본격화된 9월 이후, 한국의 13대 주력 수출품목 중 10개 품목의 수출증가율이 큰 폭의 마이너스(이하 -)를 기록했다.
특히 선박은 수출증가율이 -55.5%포인트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이어 철강이 -43.7%포인트로 수출증가율이 급락했고 가전 -35.8%포인트, 무선통신기기 -33.1%포인트, 자동차 -22.4%포인트, 섬유 -20.0%포인트, 자동차부품 -18.2%포인트, 디스플레이 -12.1%포인트, 석유화학 -5.2%포인트, 일반기계 2.7%포인트 등이었다.
반면 반도체는 28.3%포인트, 석유제품 13.5%포인트, 컴퓨터는 5.7%포인트 각각 수출증가율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상의 우리나라 9월 전체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8.2%로, 로이터통신의 전망치 -5.7%보다 더 감소했다.
대미 수출은 11.8%나 급감했다.
한국의 수출은 지난 4월 이후 6개월 연속으로 줄었다.
이 같은 결과는 산업연구원이 분석한 정보통신.가전 -1억7000만달러, 화학 -4000만달러, 자동차.자동차부품 -2000만달러 등 기존 수출감소 전망치를 훨씬 초과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아시아 전자산업 공급망의 '출발점'인 한국은 글로벌 무역에 있어 '탄광 속의 카나리아' 격"이라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와 중국의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수출수주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 경기를 둔화시키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 및 경상수지 흑자에서 수출의 기여도가 높아져 있어, 수출 둔화 시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IMF는 1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공개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했거나 논의 중인 보복관세가 모두 적용될 경우 중국의 GDP가 첫 2년간 최대 1.6%의 손실을 볼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 국가들의 평균 성장률은 향후 2년간 0.9%포인트 하락하고, 특히 한국의 GDP 손실은 1%에 가까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기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미중 무역전쟁이 지난해 8월부터 시작돼 금년 3월부터 본격화됐는데도, 정부는 7월에야 대응반을 구성했다"며 '늑장대응'이라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이어 "우리나라는 수출의존도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며 "미중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에 대한 무역금융 지원을 확대하고, 수출시장 다변화와 수출품목 고도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더 때틸 수도 있다"며 "협상을 위해서는 미국을 만족시킬 수 있는 것을 가져와야 한다"고 위협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