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13일부터 7박9일 일정으로 유럽 순방길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이번 순방은 4개국 정상회담과 아시아유럽정상회담(아셈) 참석을 계기로 ‘평양선언’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데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또 문 대통령은 바티칸을 방문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방문 요청을 전달한다. 파리에서는 방탄소년단 공연을 관람하는 일정을 포함시켜 눈길을 끈다.
12일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13일부터 21일까지 7박9일 일정으로 유럽을 순방한다. 순방 순서는 프랑스, 이탈리아, 바티칸, 벨기에, 덴마크이다. 벨기에 방문은 2년마다 열리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에 처음으로 참석하기 위해서다.
문 대통령은 13일 오전 서울 성남공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프랑스 파리에 도착한다. 14일 ‘한국 음악인의 울림’이라는 이름의 콘서트에 참석해 방탄소년단(BTS)의 공연을 관람한다.
프랑스 국빈 방문 첫 공식행사는 15일 오전 파리 개선문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식으로 시작된다. 이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갖는다. 문 대통령과 마크롱 대통령의 이번 면담은 지난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 두번째이다. 다음날인 16일 파리시청에서 진행되는 리셉션에 참석한다.
17일에 문 대통령은 이탈리아 세르지오 마테렐라 대통령과 면담 및 오찬을 하게 된다. 이후 문 대통령은 바티칸으로 향해 성 베드로 성당에서 열리는 ‘한반도 평화 미사’에 참석한다. 이날 미사는 이례적으로 파롤린 교황청 국무원장이 직접 집전한다.
문 대통령은 18일 이번 순방의 최대 이벤트인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한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의 평양 방문 의사를 전달할 계획이다. 청와대는 앞서 김 위원장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평양을 방문하면 열렬히 환영하겠다” 말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행되는 아셈 전체회의에 참석한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도전과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동반자’라는 주제로 열리는 선도 발언을 할 예정이다. 연설은 다자무역 질서에 대한 지지, 포용적 경제성장, 경제 디지털화 등 관련한 정부의 비전을 담았다.
이어지는 업무 오찬 세션에서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정책과 노력을 알릴 예정이다. 또 20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진행되는 P4G(녹색글로벌목표를위한연대)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덴마크 여왕과 면담을 한 뒤 21일 성남 서울공항으로 귀국한다.
이번 유럽 순방 계기로 문 대통령은 유럽의 유력 매체들과 연쇄 인터뷰를 통해 ‘평양선언'에 대한 공감대 넓히기를 시도한다. 문 대통령은 12일 오전 청와대 경내에서 진행된 영국 BBC와 인터뷰하고, 프랑스 ’르피가로‘(Le Figaro)와 서면 인터뷰,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에 특별기고를 한다.
BBC 인터뷰는 우리 시간으로 이날 오후8시 '인터내셔널 BBC 월드 뉴스'를 통해 3~6분 분량으로 전파를 탈 예정이다. 추후 20분 분량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보수 매체와의 인터뷰와 관련해 청와대는 “유용성 측면에서 보수지를 인터뷰 매체로 선정했다. 전 세계의 보수지를 상대로 설득 작업 중”이라며 “미국은 폭스뉴스, 일본은 요미우리와 인터뷰를 진행한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 예방을 앞두고 있는 문 대통령은 교황청 기관지에 특별기고를 통해 13억 가톨릭 신자와 만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기고에서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비전을 전파할 예정이다.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교황의 높은 관심에도 사의를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