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클로 온라인스토어에서 '유니클로U'가 판매되고 있다./사진=유니클로 홈페이지
[미디어펜=김영진 기자] "2018 F/W 'Uniqlo U' 2차 라인업 출시 직후 이례적 품절사태 이어져"
지난 12일 일본 패션 브랜드 유니클로의 한국 사업을 전개하는 에프알엘코리아(유니클로)가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제목이다. 유니클로 매장 앞에 긴 줄을 서 있는 고객들의 사진도 함께 배포했다.
유니클로는 보도자료 내용에서도 "2차 라인업 총 19개의 제품 중 13개 제품이 출시 2시간 만에 유니클로 온라인스토어에서 전량 또는 일부 사이즈 및 색상이 품절됐다"라고 알렸다.
대충 봐서는 2018 가을·겨울 '유니클로 U'가 출시되자마자 품절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유니클로 온라인스토어에 들어가 직접 확인해 봤다. 하지만 몇몇 사이즈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제품들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었다.
유니클로 측은 "남성용 'U후리스 가디건'과 'U후리스 재킷'은 온라인 스토어에서 오전 8시 판매를 시작한 이후 30분 만에 주요 색상은 전 사이즈가 품절됐다"고 알렸지만 'U후리스 재킷'의 4가지 색상의 제품은 일부 사이즈만 제외하고 구매 가능했다.
15일 오후 2시 50분 현재까지도 브라운 컬러를 제외하고 베이지, 옐로우, 네이비 등의 제품은 여전히 판매가 되고 있었다. 품절사태를 빚고 있다는 말과는 달리 3일이 지나도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지의 경우 XL, XXL을 제외하고 모두 구매 가능하며 옐로우는 전 사이즈 구매가능 하다. 네이비 역시 XL과 XXL를 제외하고 모두 구매 가능하다.
유니클로의 온라인스토어에서는 제품이 모두 판매되면 홈페이지에서 그 제품이 삭제된다. 현재까지 총 19개의 2차 판매 제품 중 17개가 검색되고 있다. 2개 제품만 품절된 것이다.
이에 유니클로 측은 "온라인스토어에서 판매되자마자 사이즈가 품절되거나 전량 품절된 것은 맞다"라며 "이후에 고객들이 구매 취소 등을 하면 온라인스토어에서 바로 구매할 수 있으므로 홈페이지상에 구매 가능으로 표시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유니클로 관계자는 자료에 '품절사태'라고 표현하면서 '전량 또는 일부 사이즈 및 색상이 품절됐다"고 명확히 밝혔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즉 특정 제품에 한 개 사이즈나 색상이라도 없어도 품절이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표준국어대사전에서 '품절'의 뜻을 살펴보면 '물건이 다 팔리고 없음'을 말한다. 즉 품절이라는 말은 물건이 다 팔려 더 이상 팔고 싶어도 판매를 못 할 경우에 쓸 수 있는 말이다.
에프알엘코리아 측이 왜 '유니클로U' 2차 판매를 시작하며 '품절사태'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자료를 배포했는지 명확히 알기 힘들다. 지난달 14일 판매된 '유니클로U' 1차 라인업 제품도 '한정판매'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매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유니클로의 '품절 마케팅'을 꼽고 있다. 판매가 잘 되는 제품 앞에서 무조건 사고 보자는 소비자들의 비이성적 심리를 이용한 마케팅이라는 점이다. 실제 과거 유니클로 측이 낸 보도자료를 살펴보면 '품절' 관련된 것을 꽤 많이 찾아볼 수 있다.
또한 '한정판매'라는 희소성도 소비자들의 이성을 잃게 할 수 있는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유니클로 측은 몇 개 제품 한정이라는 점을 공개하고 있지 않다.
'유니클로U' 컬렉션은 세계적인 디자이너이자 유니클로 파리 R&D 센터의 아티스틱 디렉터 '크리스토퍼 르메르'가 이끄는 디자인 팀이 매년 두번씩 선보이는 컬렉션이다. 유니클로에게 '유니클로U'는 SPA브랜드라는 저가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일본을 넘어 글로벌 패션 브랜드라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라인업인 셈이다. 하지만 판매가 저조할 경우의 리스크 역시 큰 브랜드이다.
유니클로가 '유니클로U'를 내면서 '품절'이라고 알리는 것이 판매 강화의 목적인 것인지, 일본 본사의 지시사항인지 명확히 알기 힘들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유니클로가 '유니클로U' 품절을 알린 3일이 지난 이후에도 온라인스토어에서는 여전히 대부분의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니클로의 한계를 보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