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주영 기자]SK그룹이 17일부터 3일간 제주 서귀포시 디아넥스호텔에서 그룹, 계열사의 경영 전략과 방향을 토의하고 점검하는 연례행사인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를 진행한다. SK그룹이 1년에 딱 한 차례 여는 회의로 올해는 최태원 회장을 포함한 SK그룹 계열사 CEO 등 임원 70여 명이 참석한다.
이번 행사에선 최 회장이 강조하는 ‘사회적 가치’의 실행력을 높이는 방안을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 가속화, 인적자원관리 및 연구개발 시스템 개선 등 주요 경영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특히 사회적 가치 등 주요 주제에 대한 최고 경영진의 집단토론 방식이 도입된다.
2017년 SK그룹 CEO세미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있다. 사진=SK그룹 제공
SK 관계자는 “CEO세미나는 특정 비즈니스 현안 등에 대해 결론을 내는 자리가 아니라 딥 체인지 실행력을 높이는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등을 공유하고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방법론을 찾아가는 자리”라며 “2박3일 동안 경영진의 진지하고 열띤 토론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CEO세미나의 주요 의제로는 최 회장이 올해 초 선포한 뉴 SK와 관련한 각사의 사회적 가치 창출 실행 방안이 꼽힌다.
최 회장은 연초 신년회에서 '딥체인지'(근본적 변화)의 핵심은 '비즈니스 모델 혁신'이라며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더블 바텀 라인(DBL·Double Bottom Line)' 전략을 제시했다. 더블 바텀 라인은 기업의 회계장부에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를 함께 측정하고 표시하는 시스템이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 각 계열사별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조직·제도 개편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실행할 것을 주문했다. 16개 주요 관계사들은 사내에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전담하는 책임자인 '소셜밸류 챔피언'을 선임하고 전담기구도 신설하는 등 발 빠른 행보를 보여 왔다.
특히 연말 사장단 인사를 앞두고 있는 만큼 각 계열사 CEO들에게는 이번 실행 방안이 '성적표'가 될 수 있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각 계열사들이 내놓을 사회적 가치 기여도 평가는 최 회장의 제안으로 이뤄진 ‘사회적 기업의 사회성과 인센티브(SPC)’와 비슷한 형태가 될 것으로 전해진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018 글로벌 지속가능발전포럼(GEEF)’에 참석, ‘지속가능한 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을 위한 기업의 역할’에 관한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제공
계열사별로 발표하게 될 사회적가치 측정체계·사업모델에도 관심이 쏠린다.
주력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주요 계열사 가운데 가장 빠르게 사회적 가치 창출을 ‘시스템화’한 곳으로 꼽힌다. 지난 1월 사회적 가치 창출을 전담하는 임원급 조직(지속경영추진담당)을 신설한 데 이어, 지난 한 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한 시범 측정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도 ‘사회적 기업 육성’을 중점 과제로 실천하고 있는 만큼 타 계열사 대비 현실성 있는 사회적 가치 창출 전략을 제안할 것으로 전해진다.
CEO 세미나에서는 최 회장이 수 차례 강조해 온 ‘딥 체인지’ 개념에 따라 계열사별로 모색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 사례도 공유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의 경우 2019년까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새로운 ICT 생태계 조성과 5G(5세대) 이동통신 등 미래형 네트워크에 1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먹거리로 전기차 배터리와 화학 분야를 지목하고 여기에 집중 투자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이번 세미나에선 SK의 대북 사업과 관련된 논의도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다녀온 최 회장은 기자들앞에서 "북한에서 많은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면서 "어떤 협력을 통해서 한반도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고민해보겠다"고 말했다.
SK가 에너지, 통신, 건설 등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북사업에 대한 의견을 나눌 것으로 보인다. 북한 산림녹화 사업에서도 계열사 SK임업을 통한 사업 참여를 추진해 볼 수 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