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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으로 배우는 시장경제㉚]남덕우 "빵·자유 양립…시장경제만 할 수 있어"

2018-10-18 11:23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빵과 자유를 양립시킬 수 있는 경제 체제는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밖에 없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1924~2013)

‘대한민국 산업화의 역사’라 불리는 남덕우 전 국무총리의 주관은 명확했다. 

서강대에서 경제학을 가르쳤던 남 전 총리는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으로 발탁돼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대통령 경제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다. 또 1980년대 초 국무총리를 지냈고, 이후에는 한국무역협회를 이끌었다.

그는 스스로를 “나는 성공한 경제학자도 아니고, 성공한 정책가도 아니었다”고 이야기했지만, 그가 1970년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일등공신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다. 

특히 1, 2차 석유파동이 일어났던 시절에도 한국 경제가 연평균 10% 이상의 고성장을 이루는데 힘을 쏟았다. 또 철저한 수출 위주의 ‘중화학공업 육성정책’을 통해 1977년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하는데 앞장선다. 

“박정희 대통령의 강력한 정책 의지를 시장경제 이론의 틀 안에서 소화하려고 안간힘을 다했던” 그의 노력이 ‘한강의 기적’이라는 결실로 맺어진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이 주재한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 평가단 회의에서 소신 있는 발언을 했던 남 전 총리를 눈 여겨 보고, 공직 경험이 전무한 그를 재무장관으로 임명한다. 

남덕우 전 총리는 서강대 경제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던 1969년 박정희 전 대통령에 의해 재무부장관으로 임명된 뒤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1974∼78년), 14대 국무총리(1980∼1982년)를 지냈다. 사진은 지난 1976년 경제기획원 장관시절 박정희 대통령에게 업무보고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당시 박 전 대통령은 “남 교수, 그동안 정부가 하는 일에 비판을 많이 하던데 이제 맛 좀 봐”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해서 가난했던 대한민국을 ‘선진국 문턱’에 올려놓았다.

‘대한민국 자유주의 관료’로 꼽히는 김재익 전 경제수석을 발탁하는데 일조한 사람도 남 전 총리다. 김 전 경제수석은 전두환 대통령이 ‘경제대통령’으로 추켜세운 인물로, 자유주의 시장경제라는 그의 경제관을 경제정책에 반영해 한국 경제를 호황으로 이끌었다.

다만 두 사람 모두 ‘시장경제’를 옹호하고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기적을 일군 거목으로 평가되지만, 방식에 있어서 미묘한 차이를 보인다.

남 전 총리는 경제 성장과 수출을 중시해 그에 걸맞은 정책을 펼치지만, 김 전 경제수석은 ‘안정을 기반으로 한 성장론자’였던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차이가 있음에도 남 전 총리는 김재익의 재주를 아꼈고, 김 전 경제수석 역시 남 전 총리를 존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 전 총리는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이 경제 양극화를 불러왔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명쾌하게 정리한다.

그는 “물론 시장경제에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민주주의가 부단히 시장경제의 맹점을 보완해 왔다”며 “그래서 자유민주와 시장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사람에게는 근본적으로 빵(물질)과 자유라는 두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며 “빵이 없으면 살 수 없고, 자유가 없으면 사는 보람이 없다”고 말했다. 그리고 “빵과 자유를 양립시킬 수 있는 경제 체제는 공산주의, 사회주의가 아닌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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