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SK이노베이션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6일 만에 시가총액 20조원대를 회복했다. 3분기 호실적 전망과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복합적으로 작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이는 코스피 지수가 지난 11일 미국 증시 여파로 하루 만에 4.44% 급락하는 등 미국 국채금리 급등 및 미중 무역분쟁 영향까지 겹치며 17일까지 총 175.56포인트 하락한 가운데 이뤄진 것으로,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지난 17일 기준 21만9000원까지 상승했다.
증권업계는 이러한 주가 강세의 원인으로 3분기 실적을 꼽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기준 SK이노베이션의 3분기 영업이익 평균은 6800억원 수준이었으나, 10월 이후 일부 증권사들이 8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 주가는 앞서 지난 2일 22만5000원을 기록,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기업 가치를 가늠할 수 있는 적정 주가도 마찬가지다. 10월 들어서만 메리츠종금증권과 유진투자증권 등 국내 증권사 9곳이 기존 전망보다 5000원~3만5000원 가량 상향 조정했으며, 특히 최근 새롭게 적정 주가를 전망한 증권사 중에서도 전 추정 시점이 오래될수록 이러한 추세가 나타났다.
30만원을 상회하는 적정 주가 전망치도 눈에 띈다. 지난 5일 흥국증권은 기존 적정 주가인 31만원을 유지한다고 발표했으며, 18일에는 삼성증권이 적정 주가를 30만원까지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7월 적정 주가를 32만원으로 전망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 오클라호마 광구/사진=SK이노베이션
기관 투자 수요가 몰린 것도 주가 상승은 부채질 한 것으로 보인다. 기관 투자자들은 지난 9월 이후 18일까지 거래일 수 기준 4일을 제외하고 연일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는 중이며, 24일간 순매수 물량만 약 95만3000주에 육박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에 대해 그간 추진해 온 딥체인지 기반 사업구조 고도화, 펀더먼털 개선이 업황 개선이 시너지 효과를 가져온 결과로 평가했다. 정유·화학·배터리 등 다양한 사업 영역을 앞세운 매력으로 기업 가치에도 내성이 생겼다는 주장이다.
정유부문은 정제마진 반등세에 힘입어 실적개선이 기대된다. 업계는 올 10월 세계 정제 설비의 10%가 정기보수에 돌입해 3·4분기 중 본격적인 성수기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며, 미국의 이란 제재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도 지속되고 있어 국내 정유사의 재고평가 이익도 추정치 대비 높게 기록될 것으로 내다봤다.
비정유 부문을 대표하는 화학 사업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사업 구조 고도화를 위한 선제적 투자를 기반으로 국내 1위, 세계 6위 수준의 생산 능력을 보유한 SK이노베이션의 PX 사업은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인 업황 개선을 맞아 실적 효자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톤 당 200~250달러가 손익분기점으로 알려진 PX 스프레드는 10월 누적 607달러까지 높아졌으며, 올해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 제한에 나서며 폴리에스터 수요 호조가 유지되는 중에 흥리와 흥이 등 신규 및 기존 설비 가동이 지연되고 있어 수익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 헝가리 코마롬 전기차배터리 생산공장 전경/사진=SK이노베이션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 모멘텀도 최근 증권사 적정 주가 상향 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저렴해진 중질원유와 비싸진 등경유 가격 덕에 고도화 설비가 잘 갖춰진 국내 정유사들이 높은 정제마진을 시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SK이노베이션은 증권업계로부터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 시행에 따른 최고 수혜 기업으로 지목된 바 있으며, 키움증권은 올해 착공한 감압 잔사유 탈황설비(VRDS)가 가동을 시작하면 연 3000억원 이상의 EBITDA가 추가적으로 창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기차 배터리와 분리막 사업 등 신성장 동력에 대한 집중 투자를 통한 성장 의지도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요인 중 하나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말 서산 제 2동 증설·2019년 중국·2022년 헝가리 공장까지 증설이 완료되면 2022년까지 총 19.7GWh 생산량을 보유하게 되며, 분리막도 작년 2억4000만m2 에서 2020년 8억7000만m2까지 생산 능력이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