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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집에 빠진 홍장표…소득주도성장 재차 강조

2018-10-19 11:11 |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미디어펜=조우현 기자]홍장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소득주도성장은 오늘날 한국경제가 처한 현실에서 필수 불가결한 선택지"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내세운 이후 각종 경제 지표가 악화 되고 있음에도 고집을 꺾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홍 위원장은 지난 17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한국경제의 현주소와 소득주도성장' 토론회에 참석해 "사상 최대의 수출 실적을 달성하고 있지만, 고용과 투자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한국경제의 현실이야말로 소득주도성장이 왜 필요한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출 대기업의 낙수효과에 의존한 성장은 그 효력을 다했다"며 "이제는 가계소득을 늘리고 생계비 부담을 낮추고 고용안전망과 복지를 두텁게 해 국내시장을 키우고 중소기업과 노동자 자영업자 사이 돈이 돌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득주도성장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홍 위원장의 이 같은 문제의식은 잘못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국내 고용과 투자가 좋지 않은 것은 수출 대기업의 낙수효과 효력이 다해서가 아니라, 수출이 잘돼 국내 경기가 좋아질 수 있는 여지를 '소득주도성장'이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19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경제 성장 기여도를 살펴보면 수출이 제일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그렇다면 수출이 잘 되는데 왜 고용이 늘지 않느냐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용이 안 되는 곳을 살펴보면 주로 음식·숙박 업종"이라며 "이는 인건비가 늘어서 고용이 줄어든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홍장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위원장./사진=연합뉴스



양 교수는 "수출이 잘 되는 기업은 여전히 설비 투자가 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각종 규제로 인해 국내에 투자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해외투자로 전환하는 상황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출이 잘돼 국내 경기가 잘 돌아갈 수 있는 고리를 소득주도성장이 끊어놓은 것"이라며 "그나마 수출까지 잘 되지 않으면 국내 경기가 어떻게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소득주도성장을 통해 고용과 투자를 늘리지 못한다는 것을 지난 1년 간 경험했음에도 이에 대한 반성이 없는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박기성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명백한 실패"라며 정부가 앞서 경제 지표가 악화된 것을 날씨 탓, 생산가능 인구 감소 탓, 전임 정부 정책 탓 등으로 돌린 것에 대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좌승희 전 서울대 초빙교수는 "국가가 나서서 모두 잘살게 하겠다는 사회주의 경제평등실험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니 이제 국민들에게 돈을 찍어 나눠주면 경제가 동반성장할 거라고 하고 있다"며 "기상천외의 소득주도성장을 내걸어 국민들을 현혹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홍 위원장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을 지내다가 자리에서 내려와 소득주도성장 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다. '소득주도성장'을 책임지던 홍 위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자 여론은 이를 '경질'로 해석했다.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일자리 정책이 부진한 것에 따른 '문책성 인사'라는 해석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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