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유진 기자] #A씨(30세·회사원)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다음 날 생애 첫 내 집 마련을 위해 은행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신청했다가 큰 고민에 빠졌다. 금리가 혼합형, 변동형, 고정형으로 구분돼 있다는 은행원의 설명은 이해했지만 앞으로 금리가 더 오를 수도 있다는 말에 어느 기준을 선택해야 할지 막막함이 앞섰다.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쏟아져나오면서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는 이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국내도 미국처럼 금리 인상기에 접어들 시 상품 유형에 따라 금리가 변경돼 이자 부담에 시달릴 수 있다는 걱정에서다.
주택담보대출 실행 때 금융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상품 유형은 총 3가지다. 현시점의 금리가 만기까지 유지되는 고정금리,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반영돼 6개월마다 금리가 바뀌는 변동금리, 3년 혹은 5년간 금리가 고정됐다가 이후 변동금리로 바뀌는 혼합금리(변동형에 포함)다.
고정금리에는 금리 변동에 따른 은행의 위험 관리비용이 포함된다. 변동형에 비해 이자 부담이 더 높은 편지만 대출 후 금리가 올라갈 때는 더 낮은 이자를 부담할 수 있다. 반대로 변동금리는 금리가 내려가는 시기에는 이자 부담이 적지만 반대인 경우 이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기 고정형 상품의 경우 변동형이나 혼합형보다 이자율에서 0.7~0.8% 차이가 벌어진다"면서 "장기 상품은 현재도 20년 만기를 기준으로 4%가 넘는데 변동형은 3.2~3.3%, 혼합형은 3.6~3.7% 수준이다"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국과 국내에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돼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받는 이들이 많았다. 하지만 미국이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0.25%씩 3차례 인상하고 연내 추가로 인상할 가능성이 나오면서 국내도 금리 상승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이럴 때 대출을 받아야 하는 이들이라면 변동형 대신 고정금리를 택해야하냐는 고민에 빠질 수 있는데, 섣불리 유불리를 판단해선 안된다.
고정형을 택했다가 저금리가 되면 후회할 수 있고 변동형을 택하자고 하니 금리가 인상될 때는 이자 부담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변동형의 경우 기준금리 외에도 시장금리에도 크게 연동하기 때문에 국내 기준금리와 관계없이 갑자기 오르는 경우도 있다.
은행들은 변동형 주택담보 대출 때 매달 집계되는 코픽스(COFIX) 금리를 바탕으로 대출 금리를 산정한다. 여기에는 은행이 자금을 모을 때 드는 비용도 반영돼 산출되기 때문에 기준금리와 꼭 연동되는 것만은 아니다.
또 변동형에 속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금융채 AAA등급 5년물 금리(민평평균 기준)을 토대로 금리가 결정되다 보니 국내 금리와 관계없이 미국이 금리 인상 기조를 펼칠 때 크게 올라 이달까지 5%에 육박하기도 했다.
금융채는 은행채 등 금융사가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은행들은 매일 혹은 일주일마다 5년 고정금리 혼합 상품에 대해서는 금융채 AAA등급을 토대로 금리를 시시각각 산정한다.
지난 19일 기준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KB국민은행 3.47~4.67%, 신한은행 3.41~4.52%, 우리은행 3.36~4.36%, KEB하나은행 3.10~3.40%로 22일부터는 더 내려갈 전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고정형을 선택하고 가정할 시 대부분의 담보대출은 3년이 되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어 차후에 금리 여건을 본 뒤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며 "혼합형도 3년에서 5년으로 고정금리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