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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공적자금 중단 압박·노조 반발…한국지엠 어디로?

2018-10-22 14:59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한국지엠의 연구개발(R&D) 법인분리가 암초를 만났다.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산은)이 절차적 문제를 들어 법적 대응을 시사한 데 이어 노동조합 또한 "법인분리는 구조조정 사전 작업"이라며 집단행동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급기야 이동걸 산은 회장이 한국지엠 경영정상화를 위해 출자키로 한 공적자금 중 나머지 금액을 집행하지 않을 수 있다는 초강수를 꺼내들며 경영정상화에도 비상등이 켜질 전망이다.

한국지엠 부평 본사 /사진=연합뉴스



22일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해 출석해 “공적자금인 7억5000만달러(협약 당시 환율 8100억원) 중 1차가 지난 6월에 집행됐고, 나머지 4000억원은 12월 31일까지 집행하게 된다”며 “정책적 판단에 따라 추가 집행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산업은행은 한국지엠의 국내생산 ‘10년 유지’를 조건으로 8100억원을 출자하는 정상화 방안을 지난 4월 GM과 합의한 바 있다. 산은은 한국지엠이 지난 19일 산은 관계자가 배제된 채 주주총회를 열고 연구개발 신설법인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가칭) 설립 안건을 통과시킨 데 대해 절차상 문제를 제기하며 법적 검토에 나선 상황.

이 회장은 “현재 논란이 되는 것이 2대 주주인 산업은행과 노조, 인천시 등의 지적에도 GM이 나홀로 한국지엠 법인분리를 강행하는 것”이라며 “10년간 생산을 계속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 핵심으로 남은 집행대금으로 GM과 법인분리에 대해 합리적인 협상안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산은이 한국지엠 경영정상화를 위해 출자하기로 한 공적자금을 집행하지 않겠다며 초강수를 둔 가운데 한국지엠 측은 법인 분리 절차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연구개발을 전담할 신설법인, 지엠 테크니컬센터 코리아의 향후 법인등기 등 후속절차를 완료하고 신차개발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은 올해 사상 첫 1조원 적자가 예상되는 등 경영상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올 3월 완성차 내수시장에서는 쌍용차에 3위 자리를 빼앗긴 후 9월 기준 4위를 고수 중이며,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7%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공적자금 투입을 통한 경영정상화에 차질이 생길 위기에 처한 셈이다.

설상가상 내수 판매량도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올 들어 9월까지 한국지엠의 내수 판매량은 6만6322대로, 전년 동기(10만2504대) 대비 35.3% 급감했다. 여기에 인천시마저 자동차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 고용 안정을 기대하며 제공했던 시험주행장 부지를 회수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 중이어서 안팎으로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한편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사측의 법인분할을 막기 위해 준비했던 파업 브레이크가 걸렸다. 중앙노동위원회는 한국지엠 노조가 지난 12일 제출한 쟁의조정신청에 대해 행정지도를 결정했다.

중노위 조정위원회는 법인분할과 관련 의견불일치에 따라 단체교섭 진행을 권고하는 행정지도를 결정했다. 중노위로부터 쟁의권을 확보하지 못한 만큼 노조가 파업에 나서게 되면 불법파업이 된다. 노조는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열어 불법 파업을 강행하거나 중노위 행정지도처럼 사측에 추가적인 단체교섭을 요구해야 한다.

노조는 한국지엠의 법인 분리를 두고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려는 구조조정 사전 작업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노조는 "일단 법인을 쪼갠 뒤 생산 기능을 축소하고 신설법인만 남겨놓은 채 공장을 장기적으로 폐쇄하거나 매각하려는 의도"라며 "불법적인 파업을 강행하기는 힘든 실정인 만큼 산업은행, 정부, 시민사회와 함께 GM 자본의 부당성을 알릴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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