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기아자동차도 3분기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어닝쇼크'다.
기아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본사에서 컨퍼런스콜로 기업설명회(IR)에서 올해 3분기 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14조743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 경상이익 3163억원, 당기순이익 297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불거진 통상임금 관련 소송 리스크는 모두 털어냈으나 올해 초 미국에서 에어백 컨트롤 유닛 결함에 따른 리콜을 결정하며 관련 비용이 실적에 반영됐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매출은 전년 3분기 대비 소폭(0.2%) 감소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같은 기간 흑자로 돌아섰다. 다만 지난해 3분기에는 통상임금 패소 관련 대손충당금을 1조원 가까이 반영하며 영업적자를 기록한 만큼 흑자전환은 이에 따른 기저효과로 볼 수 있다.
업계 및 증권가는 기아차의 3분기 영업이익을 2800억원 수준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에 못 미쳤다. 통상임금 이슈가 불거지기 전인 2016년 3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이 4분의 1 이하 수준으로 추락했다.
수익성 악화는 미국에서 발생한 리콜 비용과 신흥국 통화약세에 따른 환율 리스크가 원인이 됐다. 기아차는 올해 초 에어백 제어 유닛 결함으로 미국에서 50여만대의 리콜을 결정했다.
여기에 기존 판매된 차량에 엔진 진단 신기술(KSDS)을 장착하며 품질관리 비용까지 발생했다. 관련 비용만 23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신흥국 통화가치 하락도 수익성 악화의 원인이 됐다.
신흥국 시장에서 생산된 차량은 현지통화를 받고 판매한다. 현지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국제통화인 달러로 결산한 수익성은 악화된다. 이를 원화약세분이 상쇄하지 못하면 채산성 하락으로 이어지는데 원화강세까지 겹치며 수익성이 더 악화됐다.
결과적으로 기아차의 3분 기준 매출원가율은 전년 대비 1.3%포인트 증가한 85.0%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9%에 그쳤다.판매가 받쳐주면 그나마 상황이 낫지만 미국에서의 부진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기록했다. 3분기 기준 기아차의 해외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한 55만9243대를 기록했다.
내수 판매량은 같은 기간 4.1% 줄어든 12만6153대에 그쳤다. 이를 더한 글로벌 판매는 68만5396대로 전년 3분기 대비 1.0% 축소됐다.
기아차는 터키발 경제위기가 신흥국으로 확산될 조짐인데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어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대응 방안으로는 공격적인 신차 투입을 제시했다. 우선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출시된 볼륨 모델 신형 K3 판매 확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월 출시된 신형 K9는 올해 4분기 미국에 투입한다.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는 러시아에서도 현지 전략차종을 앞세워 판매 확대를 도모한다.
기아차가 러시아에서 올해 3분기까지 판매한 차량은 15만5654대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3.2% 늘어났다.
환율여건이 우호적이지 않으나 판매량을 확대하면 총 수익은 늘어날 것이라는 게 기아차 기대다.
기아차 관계자는 "쏘렌토 상품개선 모델과 스토닉, 니로 등 선전에 힘입어 3분기 누계 기준 전체 매출에서 RV 차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대비 2.3%포인트 상승한 40.9%를 기록했다. 신차 투입과 고수익 RV 판매 비중을 꾸준히 높여나가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