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5일 장애우 학부모들이 무릎을 꿇는 이른바 '무릎 호소 사건'으로 한동안 우리 사회가 떠들썩 했다. 서울시교육청이 17년만에 장애우들을 위한 특수학교를 강서구에 건립하겠다고 발표하자 지역주민의 강력 반발로 상황이 악화됐던 것이다. 사회적약자인 장애인들은 정부와 사회가 최선을 다해 보살펴야 할 이들이다. 정부가 발달장애 및 중증 중복장애에 대해 평생케어 대책을 마련했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기만하다. 미디어펜은 '아름다운 동행' 연재를 통해 장애우들의 교육 실태와 현황을 조망하고, 교육권 회복을 위한 제언과 사회 공동체 의식을 고취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아름다운 동행-무릎호소1년④]장애인 특수학교 교육권 회복하기
[미디어펜=김규태 기자]'한방병원·주민복합시설 건립에 협조하겠다'는 섣부른 합의를 서울시교육청이 번복하면서 사태는 봉합됐지만, 향후 시교육청이 내놓겠다는 통합교육 등 특수교육 확대 개선책이 실효성을 지니려면 보완해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서울 시내에만 서초구 나래학교와 중랑구 동진학교 등 특수학교 설립이 계획되어 있는 가운데, 서울 25개 자치구 중 8곳에는 아직 특수학교가 없다.
이들 지역에 특수학교를 짓겠다는 계획을 밝혔던 시교육청은 장애 통합교육과 특수학교 교육 방식을 체계적으로 개선하는 내용을 골자로 지난달 특수교육 정책을 발표했다.
장애학생 학부모들의 요구에 따라 통합교육도 확대되며, 장애우들의 방과후 수업과 돌봄교실 등이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각 자치구와 협력해 특수교육 실무진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내년 9월 개교를 목표로 건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강서구 서진학교는 서울에 17년만에 새로이 들어서는 특수학교다.
시교육청은 서진학교 건립과 관련해 '특수학교는 기피시설'이라는 님비(Not In My Backyard·NIMBY) 현상을 야기해 물의를 빚었지만, 앞으로 통합교육 방식을 어떻게 개선해 특수학교의 교육권을 회복할지 주목된다.
특히 특수학교 신설시 장애우 부모들과 지역주민 설명회 등 소통창구 확대로 님비 현상을 방지할지도 기대된다.
사진은 지난 7월 서울 남부교육지원청에서 주관한 특수교육대상영아 영아교실 모습./서울시교육청 특수교육지원센터
시교육청은 우선 특수교육 지원체계 개선을 비롯해 장애학생 지원 코디네이터 도입과 특수교육 교원 역량 강화, 특수학교 재구조화 등을 핵심과제로 꼽았다.
통합교육 역량강화를 목표로 삼고 이를 위해 통합학급 운영 매뉴얼을 제공하고 교원학습체 운영 및 지원, 통합교원 및 특수교원들의 공동연수를 추진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시교육청은 세대에 걸친 장기통합교육을 위해 장애 영유아 교육지원을 기점으로 개별화교육 매뉴얼 개발을 거쳐, 장애학생 취업멘토 도입·취업지원 유관기관 협의체 운영·진로직업거점센터 운영을 추진할 방침을 밝혔다.
한경근 단국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앞서 열린 '서울특수교육 혁신을 위한' 교육감 간담회에서 "통합교육은 일반학교에서만 이야기되지만 특수학교에서도 통합교육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며 "학교 현장에서 어떻게 다양성을 구현할지 고려하면서 통합학교-특수학교라는 구분을 떠나 학교현장 자체를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장옥화 서울등원초 교장은 "교육청이 오로지 장애학생에 초점을 맞춰 물적-인적 자원을 지원할 것이 아니라 당사자 학생 주위에 또래 친구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정책 방향을 돌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양옥수 서울중흥초 교장 또한 "통합교사와 특수교사의 전공이 달라 자체적으로 통합교사가 알아서 특수교육을 공부하고 특수교사는 일반교육을 알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며 "교육청에서 개별전공 및 수업방식에 대한 연수를 일괄적으로 시행하면 통합교육 질이 올라갈 수 있다"고 제언했다.
아직 우리나라 교육 실정상 중학교부터 입시 위주의 교육이 본격화되면서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간의 중학교 통합교육은 수월하지 않고, 고교 과정에서는 더욱 통합교육에 관심이 적은 상황이다.
앞으로 시교육청이 다양한 방안을 시행에 옮기면서 통합교육을 선도해 장애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특수교육의 위상을 제고할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2017년 11월 김포공항 롯데몰 잔디광장에서 열린 강서마을박람회에 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참여해 활동한 모습. 강서센터는 이날 팬시우드목걸이 만들기와 페이스 스티커 붙이기 활동, 장애인 인식개선 캠페인과 센터 홍보에 전념했고 추운 날씨에도 많은 시민들이 참여했다./강서장애인가족지원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