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한미가 10월31일(현지시간) 워싱턴DC 펜타곤에서 50차 안보협의회의(SCM)를 갖고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전환)에 대해 합의하면서 '주한미군 현 수준 유지'를 명시해 안보불안은 차단했으나, 문재인 정부 임기 내에 검증을 거쳐 환수가 가능할지 주목되고 있다.
한미는 이번 SCM 합의를 통해 전작권 환수 후에도 지금과 같은 형태의 한미연합사를 유지하면서 사령관은 한국군 대장, 부사령관은 미군 대장이 맡는 미래 연합지휘구조에도 합의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북한 비핵화의 진전 상황을 감안한 '한국군 연합작전 수행능력' 검증이 단계별로 잘 진행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보았다.
이번 SCM 합의는 지난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된 '전작권 환수 후 한국군 주도의 연합사 편성' 논의가 확정됐다는 의미를 지닌다.
특히 한미는 전작권 환수 후 연합방위태세를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담은 전략문서인 '연합방위지침'을 비롯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 기본문 수정 1호'와 '미래지휘구조 기록각서(MFR) 개정안', '한국 합참-유엔사-연합사 관계 관련약정(TOR-R)'도 승인해 전작권 환수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한 한미 군 당국은 전작권 환수에 필수적인 '한국군 연합작전 수행능력' 검증 과정의 제1단계인 기본운용능력 검증 이전평가(Pre-IOC)를 생략하고 2단계인 기본운용능력 검증(IOC)을 내년에 실시하는 세부계획에도 합의해 전작권 전환에 청신호를 밝혔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에 전작권 전환 여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군 당국은 총 4단계인 '한국군 연합작전 수행능력' 검증을 매년 밟아나갈 예정이지만, 대북 대화 및 평화 국면으로 대규모 한미연합훈련들이 유예되면서 한국군을 검증할만한 연합훈련이 마땅치 않아 검증만을 위한 별도의 훈련 검토에 들어갈 방침이다.
2단계 기본운용능력 검증을 내년 마치게 되면, 3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및 4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을 내후년 이어가게 된다
한가지 주목해야 할 점은 한미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원칙에 합의했다는 것이다.
한미는 이번 SCM에서 첫째 한미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한국군의 핵심군사능력 확보를 비롯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우리군의 초기 필수대응능력 구비, 전작권 환수에 부합한 한반도 지역 안보환경 등 3가지 조건을 '전작권 전환 충족 조건'으로 못 박았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31일(현지시간) SCM을 마친 후 기자회견을 갖고 "현재 추진 중인 국방개혁과 연계해 핵심 군사능력 확보 등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에 따라 전작권 행사를 위해 필요한 준비를 조기에 완료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합동참모본부를 거친 한 예비역 장성은 한미 군 당국의 '한국군 연합작전 수행능력' 검증에 대해 "4년전 한미간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을 합의한 후 답보상태에 놓여있던 전작권 전환에 돌입했다"며 "2021년 임무수행능력 검증까지 마치면 문재인 정부 임기(2022년 5월) 내에 환수가 가능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 조항에 따라 기본 전제는 우리 군의 핵심군사능력과 초기 필수대응능력 확보 여부이지만, 한반도 안보환경은 북한 비핵화 진행에 따라 최대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는 "당장 11월1일부터 육해공 3면에서 적대행위를 금지하겠다고 나섰지만 비핵화 협상 등 북미 대화가 틀어진다면 언제라도 북측이 핵실험이나 ICBM 발사 등 도발에 나설 수 있다"며 "북한 비핵화 진전 여부에 따라 전작권 환수를 위한 안보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미 군당국 실무진은 향후 진행할 연합훈련 진행 방식을 오는 15일까지 논의하고, 12월1일 내로 양측 국방장관이 결정하는 과정을 진행할 계획이다.
정경두 장관은 이와 관련해 이번 기자회견에서 "만일 내년에 다시 유예된다면 장기간 대규모 연합 연습을 못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보완코자 한미연합전투참모단 연습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비태세 및 군사적 역량에 저하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보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군이 앞으로 3축 체계(KILL CHAIN·KAMD·KMPR) 보강 등 연합사 체제하에서 한국군 주도의 기반 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북한으로부터의 군사적 위협에 만전을 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문재인 대통령이 2017년 6월13일 서울 용산 한미연합사 작전지휘통제실에서 한미 연합군사대비태세 보고에 앞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