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1일 취임 후 세 번째 시정연설에 나선 가운데 여야 반응은 극과 극으로 갈렸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0여번의 박수로 문 대통령의 연설에 환호를 보냈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야당은 침묵으로 일관했다.
남색 양복에 흰색 셔츠를 입고 회색과 파란색이 교차된 무늬의 넥타이를 착용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2분께 연설을 위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섰다. 문 대통령이 모습을 드러내기 전부터 민주당 의원들은 본회의장 내 각자의 자리에 위치했다.
반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연설 시간이 임박해서야 본회의장에 입장했다. 대다수 의원들은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고, 몇몇은 자리에 앉아서도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문 대통령의 본회의장 입장에 여야 의원들은 일제히 기립했다. 민주당 의원 중 일부는 문 대통령의 이동 동선까지 따라와 고개를 숙이고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야당 의원들은 가벼운 목례를 보내기도 했지만, 그외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문 대통령의 두 번째 시정연설 때처럼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하는 모습은 연출되지 않았음에도 야당 쪽 분위기는 무거워 보였다. 문 대통령이 단상에 오른 이후에도 야당 쪽 의석은 조용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 간 본회의장 전광판에서는 사진과 그래프 등이 포함된 PPT 화면이 띄워졌다. 의원들의 눈을 일일이 맞추며 연설하던 문 대통령은 특히 “함께 잘 살자”고 말할 때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손동작도 커졌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에 대해 언급할 때면 민주당 쪽에서는 어김없이 박수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한국당 의원은 휴대폰을 사용하거나 잡담을 하는 등 모습을 보였다. 바른미래당 의원들도 무표정하게 연설을 바라봤다. 팔짱을 끼는 등 무관심하게 연설을 듣는 의원도 있었다.
35분간 진행된 연설에서 민주당 의석 쪽에서는 20번의 박수가 나왔다. 입장과 퇴장까지 합치면 총 22번이다. 하지만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은 연설 도중 박수를 보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입장 때 민주당 의석 쪽을 거쳐 들어왔던 것과 달리, 연설 이후 퇴장 때는 본회의장을 크게 돌며 윤재옥, 이군현, 윤상현 등 한국당 의원들과 악수를 나눴다. 또 박주선, 김동철 등 바른미래당은 물론 장병완, 조배숙 등 평화당, 심상정, 이정미 등 정의당 의원들에게도 악수를 건냈다. 문 대통령이 퇴장하는 사이 민주당은 약 5분간 기립박수를 이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19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 나섰다./미디어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