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소정 기자]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1일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에 대해 “건너 건너 들은 것이어서 정확한 것은 제가 얘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번영포럼 창립총회에 참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냉면 발언’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하며 선을 그었다.
앞서 조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리 위원장이 기업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고 말한 것을 알고 있느냐”는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의 물음에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며 “부족한 부분은 바로잡겠다”고 답한 바 있다.
조 장관은 또 김무성 의원이 이와 관련해 “이 버르장머리 없는 놈한테 혼을 내야 할 것 아니냐”고 하자 “제가 그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 직접 그 자리에 있지 않았다”며 “그건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하지만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번 일과 관련해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재벌총수 3∼4명에게 직접 전화로 확인한 결과 그런 일이 없다는 답변을 얻은 것으로 말하면서 리 위원장 냉면 발언은 진위 논쟁으로 번졌다.
조 장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제가 그 자리에 직접 없어서 뭐라고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 저도 더 확인해보겠다”고 했으며, ‘건너 건너라는 것은 공식 경로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아니다. 공식적인 경로는 아니다”라며 “저도 전달 전달해 들은 것이다”고 즉답을 피했다.
조 장관이 국감장에서 한 발언을 수일만에 바꾸면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국감장에서 조 장관은 ‘리선권 위원장이 기업총수에게 왜 그런 핀잔을 준 것이냐’를 묻는 질문에 ”북측에서 남북관계가 속도를 냈으면 하는 측면에서...“라고 대답하기까지 했다.
이와 관련해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여론의 관심이 많고, 남북관계에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는 상황인데 만약 장관이 사실로 확인하지 않은 상황에서 그렇게 말했다면 이걸 바로잡을 의무도 통일부에 있다고 여겨진다’는 질문에도 “확인해보겠다”고만 답했다.
전날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어떤 상황에서 그런 얘기가 있었는지 그런 상황들을 조금 더 확인 중에 있다”고 했는데도 조금도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을 방문한 스티븐 비건 미국 대북정책특별대표가 30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통일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