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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발목 잡힌 현대차·한국GM 새 추진사업

2018-11-02 14:01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대자동차와 한국GM이 추진중인 중점사업이 노조의 잇따른 반대로 좌초될 위기에 놓여있다. 일각에서는 두 업체가 지난달 들어 두 자릿수 판매 신장률을 보이는 등 이제 막 반등을 시도하는 가운데 노조의 공세에 발목을 잡혔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 서구 화운로 277 기아로를 중심으로 위치한 기아차 광주공장./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새롭게 출범한 광주형 일자리 투자유치추진단과 광주 신규 공장 설립을 위한 첫 투자협약을 앞두고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다. 현대차 노조가 광주형 일자리에 반대하며 강력한 투쟁 전개로 으름장을 놓고 있어서다. 노조는 광주형일자리와 관련 “회사 경영악화를 초래하고 노동자 임금을 하향 평준화 시킬 것”이라며 총파업을 선언했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에 완성차 공장을 신설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연평균 임금인 9213만원의 절반 수준인 연봉 4000만원으로 지역 일자리를 창출해보겠다는 프로젝트다. 새 공장이 신설되면 1000㏄ 미만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연간 10만대 물량을 생산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글로벌 판매량은 750만 대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광주형 공장 설립으로 생산량 확대를 꾀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 2015년 사상 첫 800만대 생산을 돌파한 이후 현대·기아차의 성장세는 눈에 띄게 꺾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광주지역 노·사·민·정 공동결의를 전제로 투자를 검토한 사안인 만큼 지속가능한 사업모델을 위해 합의가 존중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노동계의 한 축인 민주노총과 현대차 노조가 광주형 일자리에 강하게 반대하는 등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 노조의 어깃장으로 현대차의 이번 사업이 무산되면 한국 자동차산업은 당분간 돌파구를 찾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부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한국GM도 새로운 추진사업이 노조의 반대에 막히기는 마찬가지다. 노조는 “법인분리는 구조조정의 시작”이라며 전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결의대회를 가진 데 이어 이날 오전부터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있는 부평 사무실 앞에서 항의했다.

임한택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지부장은 투쟁선포문에서 “그동안 군산공장 폐쇄·구조조정  등을 겪는 과정에서 당초 책임있는 역할을 하겠다던 여당이 손을 놓고 있다”며 “즉각 문제해결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결의대회에는 조합원 10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여했었다.

시장에서는 이들 사업이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정부의 일자리 창출 과제에 부응하는 것은 물론, 침체기에 빠진 국내 완성차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우리나라는 해마다 임금인상과 기득권 강화에 집중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결과를 초래했지만 기업의 선제투자로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광주 완성차 공장 투자로 1만명 규모의 고용 창출로 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화답하고, 한국지엠은 별도법인 설립으로 국내 첫 독자개발 중형 SUV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GM 입지 및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이미 광주 지역사회에서는 현대차 노조와 민주노총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직접고용만 1000명, 간접고용을 포함하면 1만5000여 명분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 노조 반대로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지역 대학교 학생회와 시민단체 등은 “광주형 일자리를 반드시 성공시켜야 한다”는 성명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반면 국내 완성차업체들의 단위노동비용이 높은 현 실정에서 섣부른 사업 확장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현대차 광주형 일자리 투자와 관련 “우리나라 경차 생산능력으로 보면 기아차와 한국지엠 공장을 통틀어 40만대 중 13만대 가량만 팔리는 실정”이라며 “인건비를 대폭 감축 하더라도 지속적 수익을 낼 수 있을진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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