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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SK-넥센, 실책과 홈런이 만든 만화같은 5차전…SK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진출

2018-11-03 00:19 | 석명 부국장 | yoonbbada@hanmail.net
[미디어펜=석명 기자] SK 와이번스가 넥센 히어로즈를 물리치고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SK는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201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에서 연장 10회까지 간 끝에 11-10으로 이겼다. SK가 3승2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고, 넥센은 아쉽게 가을야구를 마감했다.

이날 5차전은 일부러 각본을 짠다고 해도 워낙 반전에 반전이 많아 쉽게 나올 수 없는 전개로 양 팀 팬들을 울리고 웃기다 또 울리고 웃기고 했다.

실책과 홈런이 만든 만화같은 경기였다.


사진=SK 와이번스, 넥센 히어로즈


5회까지는 양 팀 선발로 나선 에이스 김광현(SK), 브리검(넥센)의 호투가 불꽃을 튀기며 포스트시즌 경기다운 팽팽한 투수전이 펼쳐졌다. 5회까지 김광현은 3안타, 브리검은 단 1안타만 맞고 나란히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틀어막았다.

잠잠하던 경기가 6회 요동쳤다. 수비가 흔들리면서 호투하던 선발투수들이 무너졌고 양 팀 모두 점수를 냈다.

넥센이 6회초 선두타자 송성문의 볼넷과 서건창의 기습번트 안타로 무사 1, 2루 기회를 잡았다. 김광현은 박병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샌즈를 3루 땅볼 유도했다. 샌즈의 타구는 병살타성이었지만 3루수 최정이 볼을 한 차례 떨어트려 타자주자밖에 잡지 못했다. 수비만 매끄럽게 됐다면 이닝이 마감됐을 상황이 2사 2, 3루로 이어졌다. 여기서 임병욱이 김광현으로부터 중견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터뜨려 0의 균형을 깨고 2-0 리드를 만들었다.

선제점을 내준 김광현은 김태훈으로 교체돼 물러났다. 김태훈이 폭투를 범하는 사이 임병욱이 3루를 돌아 홈까지 쇄도했다. 포수 허도환의 볼 추적이 늦었고, 홈 커버를 들어온 김태훈의 태그 동작이 미숙해 임병욱의 홈인을 허용했다, 넥센의 3-0 리드.

6회말 SK가 반격하며 역전했는데 실책과 홈런의 합작품이었다. 선두타자 김강민의 안타 후 한동민이 2루 땅볼을 쳤다. 완연한 병살타성 타구였는데 2루수 김혜성이 2루로 던진 공이 높게 들어가는 악송구가 됐다. 이 실책으로 아웃카운트 하나 잡지 못하고 무사 1, 2가 됐다. 최정이 삼진으로 물러나 1아웃이 된 다음 로맥이 호투하던 브리검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3점홈런을 날렸다. 순식간에 3-3 동점이 되면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사진=SK 와이번스



브리검은 다소 낙담한 듯 2사 후 김동엽에게 안타를 맞고 교체돼 물러났다. 이후 SK 타선은 집중력을 발휘해 구원 등판한 한현희로부터 김성현과 강승호가 연속 볼넷을 골라 2사 만루를 만들었다. 넥센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에이스 역할을 해온 안우진으로 마운드를 교체했으나 대타 최항이 우중간을 꿰뚫는 2루타를 터뜨려 3명의 주자를 싹쓸이 홈인시켰다. 순식간에 SK가 6-3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SK는 7회말 1점, 8회말 2점을 추가해 8회초 1점을 만회하는데 그친 넥센에 9-4로 앞섰다. 이제 SK가 9회초만 마무리하면 경기 끝이었다. 마운드에는 7회초부터 등판한 외국인 에이스 켈리가 버티고 있었다. 이변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넥센은 끝까지 포기를 몰랐다. 대타 김민성의 안타와 김하성의 2루타로 만들어진 2사 2, 3루에서 송성문이 2타점 2루타를 쳤다. 6-9로 따라붙긴 했지만 2사 2루였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경기 끝이었고, 켈리는 서건창을 2루수 땅볼 유도했다. 그대로 끝나는가 했던 경기. 2루수 강승호가 1루 악송구 실책을 범했다. 송성문이 홈인해 7-9가 됐고 서건창은 2루까지 갔다.

사진='더팩트' 제공



위기감을 느낀 SK는 켈리가 흔들린다고 보고 마무리투수 신재웅을 구원 투입해 아웃카운트 하나를 맡겼다. 이제 홈런 한 방이면 동점이 되는 상황. 그런데 홈런 한 방이 나왔다. 플레이오프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던 박병호가 신재웅으로부터 우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9-9 동점. 넥센 덕아웃은 환호했고 SK 벤치는 침묵에 빠졌다.

그렇게 경기는 연장으로 넘어갔다. 여기까지만 해도 한 편의 드라마였는데 10회초 넥센이 임병욱과 김민성의 연속 2루타로 한 점을 더 뽑아냈다. 10-9로 재역전한 넥센의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던 반전 드라마였다.

막이 내리는 줄 알았던 드라마는 또 한 번의 반전으로 만화같은 경기가 되고 말았다. SK가 준비한 최후의 반전 카드는 홈런포였다.

사진='더팩트' 제공



10회말 선두타자 김강민이 넥센 7번째 투수 신재영을 솔로홈런으로 두들겼다. 10-10, 또 다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언제 이 드라마의 결말이 날 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의외로 화끈하게 막이 내렸다. 다음 타자 한동민이 호쾌한 스윙으로 타구를 가운데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백투백으로 나온 재재역전 끝내기 홈런이자 한국시리즈행을 결정지은 결승타였다.

한동민은 한호하며 다이아몬드를 돌아 홈을 밟은 후 기쁨의 눈물을 쏟았고, 마운드의 신재영은 고개를 떨구며 통한의 눈물을 쏟았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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