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영주'가 포용과 속죄를 버무린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로 관객들의 눈물샘을 적셨다.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영주'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차성덕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향기, 유재명이 참석했다.
'영주'는 교통사고로 한순간에 부모를 잃고 동생(탕준상)과 힘겹게 살아가던 주인공 영주(김향기)가 만나지 말았어야 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갖게 되는 낯선 희망에 대한 이야기.
이경미 감독의 작품 '미쓰 홍당무'·'비밀은 없다' 연출부 출신이자 단편 '사라진 밤'으로 섬세한 연출력을 인정 받은 차성덕 감독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차성덕 감독은 "'영주' 시놉시스를 굉장히 오래 마음에 품고 있었다. 저 또한 10대에 부모님을 사고로 잃었다. 세월이 지나서 영화를 만들고자 했을 때 문득 가해자를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 그 만남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생각으로 이 영화가 시작됐다"고 고백했다.
다만 영화가 자기고백이 되는 건 경계했다고. 그는 "상실을 겪은 사람들, 혹은 살면서 원치 않은 비극을 맞이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싶었다"고 연출 의도를 덧붙였다.
벌써 데뷔 13년 차 배우인 김향기는 '영주'에서 더욱 깊어진 감정과 연기를 선보인다. 또한 베테랑 배우인 김호정과 유재명, 그리고 탕준상이 함께 호흡을 맞추며 극의 깊이를 더한다.
극 중 영주 부모님의 교통사고 가해자 상문 역을 맡은 유재명은 "지극히 사실적인 이야기이면서도 현 시대가 요구하는 상징들이 좋았다. 부드럽기도 하고 날카롭기도 했다"면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동시대에 살아가는 이야기를 영주의 일상을 통해 보여준다"고 작품을 소개했다.
이어 "치유, 용서는 어떤 의미인지 조용하면서도 묵직하게 이야기하는 시나리오였다"면서 "연기자로서는 캐릭터의 섬세한 결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들었다. 또, 같은 경험이 아니더라도 주변 사람들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선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다"고 자신의 바람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향기는 '신과함께' 촬영 차 지방에 머무르던 당시 '영주'의 시나리오를 받아봤다. 그는 "낯선 곳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집중해서 시나리오를 읽었다. 굉장히 오랜 여운이 남는 이야기였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작품에 대한 애정과 몰입도 때문일까. 김향기는 영주 그 자체였다는 게 차성덕 감독과 배우들, 평단의 공통된 의견이다. 김향기는 "혼란스러운 영주의 마음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런 영주의 감정이 과하지 않게 영화에 잘 스며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촬영 후일담을 전했다.
'영주'는 오는 22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100분이며, 관람 등급은 12세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