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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쌀 정책에 '소비자'는 안중에도 없다

2018-11-09 11:11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지난 27일 아시아나항공 오근녕 경영관리본부장(오른쪽 세번째)이 '1사1촌'에 참가한 임직원 및 그 가족들과 함께 모내기 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아시아나항공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8일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2018년산부터 적용되는 '쌀 목표가격'을 196000(80)으로 올리기로 했다.

당정은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20182022년산 목표가격 변경 및 직불제 개편 '방안에 합의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 1일 쌀 목표가격을 188192(80)으로 제시하고 여기에 '물가상승률'을 반영, 194000원으로 인상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정은 또 중.소규모 농가 배려를 위해 현행 '직불제'를 원점에서 재검토, 쌀에 집중된 직불제 대신 '쌀과 밭 직불제'를 통합하고, 모든 작물에 동일한 금액을 지급할 방침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박완주 의원은 "당정은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인 '농업인 소득안전망'의 촘촘한 확충을 이행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이를 바탕으로 쌀 목표가격 변경과 공익형 '직불제 개편'을 동시에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민주당 주도로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 목표가격을 196000원으로 인상하겠다""목표가격 논의 시 야당과 '초당적'으로 협력, 농업의 균형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목표가격을 변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야당과 농민단체들은 쌀 목표 가격이 '최소한 20만원'은 넘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같은 날 소비자단체들은 전혀 다른 목소리를 냈다.

소비자들이 구입하는 쌀값이 '18개월 동안 56%' 급등, '밥상물가'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소비자의 이익'을 함께 고려한 제도 개편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서에서 "소비자들은 쌀 수확기임에도, 인상되고 있는 쌀 가격으로 인해 밥상물가 '위협'을 느끼고 있다""소비자들은 '농민 보호'라는 '거대 담론' 아래 쌀 가격 논의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쌀 목표 가격이 1783원에서 188000원으로 10.5% 오르면서, 그 해 연평균 쌀 도매가격은 44151(20)으로 평년대비 14.1% 인상됐다.

또 올해 11월 현재 쌀 도매가격은 9660(20)으로 2013년과 비교하면 13.8% 상승했다.

특히 지난해 6월부터 금년 11월까지 18개월 간 쌀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이 기간 20kg 도매가격이 3만1805원에서 4만9660원으로 급등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01810월 소비자물가동향’ 보고서에서 보면,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2015=100)로 작년 10월보다 2.0상승했다.

그러나 쌀값은 24.3%나 치솟았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 반영 가중치에서 쌀은 5.2로 '미미'한 수준이지만, 배추보다는 높다.

그런데도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 등은 배추 등 채소값이 급등하면 부산을 떤다. 현장을 찾고, 비축물량을 풀고...

그러나 쌀값은 아무리 급등해도 정부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렇게 가격이 갑자리 대폭 오르는데도, 아무 대책 없이 '수수방관'하는 것은 아마 '쌀 밖에 업을 것'이다.

쌀은 대한민국 국민들의 '주식'인데도 말이다.

사실 정부와 정치권, 농민단체들이 그렇게도 목을 매는 쌀 목표가격은 소비자가격과 아무 상관이 없다. 쌀 목표 가격 제도는 '쌀 소득보전 직불금' 지급을 위한 '기준가격'이다.

쌀 소득보전 직불금은 쌀 재배 농가의 소득을 일정한 수준으로 '보장'하기 위해 정부에서 보조금을 지급하는 사업으로, 5년마다 목표가격을 결정하게 돼 있다.

역시 중요시되는 '현지 쌀값'도 소비자가격과 별 관련이 없다.

그러나 정부와 정치권, 농민단체들은 소비자들의 '이해'와 '권리'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쌀 목표가격이 높아질수록 '공급 과잉의 불균형'은 심화되고 쌀 가격도 낮아지지 않으므로, 생산자의 '소둑 보장'만을 위해 목표 가격을 높여가는 것에 대한 '총체적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제도에 적극 반영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책무'다. 쌀 목표가격제와 직불제에서도 이런 원칙이 '당연히 적용'돼야 한다.

더욱이 쌀이 공급 과잉인데도 쌀값이 급등하는 '이상 현상'이 있으면, 반드시 그 '원인'을 밝히고 고쳐야 한다.

공급 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서라도, 정부와 정치권 및 농민들은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듣고, 그 목소리를 '받들어야' 할 것이다.

이들의 '대오각성'을 촉구한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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