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중국시장 상황에 흔들리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시장 재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정책적으로 자국에서 합작법인으로 사업을 할 수 있게 만들어놓은 중국에서 기술유출을 감안하고 시장과 판로 확보를 해왔지만 불안한 시장상황에 이 메리트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더욱이 합작법인들의 기술력을 통해 자국의 자동차 산업을 키워가고 있는 중국이 역으로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위협을 가하고 있어 최대시장으로서의 중국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 일부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기아자동차에서 출시 예정인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와 비슷한 모습을 한 중국 GAC모터스의 GS8 /사진=미디어펜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통계국은 최근 "중국 내 자동차 판매가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5개월 연속 줄었다"고 발표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올해 1990년이후 처음으로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 9월 현대차의 중국 판매량은 6만2962대에 그쳤다. 사드 보복으로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작년 9월과 비교해 14.4%가 감소했다. 중국 내 5개 현대차 공장 가동률은 60%가 안 된다.
현대차의 최대 시장인 중국이 최근 내수경기 침체시기를 겪으며 최대시장으로서의 중국메리트가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사실 최대시장 중국에 많은 공을 들여왔다. 지리적으로 가까우면서도 낮은 인건비를 통해 시장에서 이윤을 많이 남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메리트보다 큰 리스크가 발생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
실제 현대차는 3분기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큰 폭의 하락은 중국 법인의 지분이익 등이 감소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현대차의 최근 저조한 실적과도 비슷한 형태다. 즉 중국시장의 성패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실적이 울고 웃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시장의 상황이 당분간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끝나지 않는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기가 침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고 관세는 감수해야 될 '리스크'가 됐다. 이에 중국공장의 생산 제품들의 가격경쟁력이 낮아지며 생산기지로서의 메리트도 사라지고 있다.
과거대비 올라간 임금 역시 생산단가를 높이고 있고 이 또한 제품경쟁력 하락의 요인이 됐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중 통상 갈등 등 대외적인 불확실성의 확대로 경제 전반에 하방 압력을 받으면서 현지 소비와 시장 둔화가 지속될 전망이다. 이는 중국 내 경제리스크 고조에 따른 수요 침체가 장기화될 경우 부진을 겪고 있는 현대차의 현지 판매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더욱이 현대차의 '포스트 차이나'인 신흥국 시장이 최근 미중 간 통상분쟁 장기화와 미국의 금리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며 전체 판매비중의 50%에 해당하는 미국과 중국시장에 적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차는 미래먹거리 수소차와 관련해 중국이 과도한 산업보호주의를 내세워 일방적인 기술지원을 요구하는 형태로 협업을 제안하고 있어 미래 기술력 핵심을 빼앗길 우려가 있다.
앞서 저작권에 둔감한 모습을 보이는 중국 특성상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다. 이런 문제들 때문에 중국의 재평가는 산업계 전반에서 거론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이 최대시장으로 중요하게 꼽히고 있지만 여기에는 거품도 많다"며 "포기 할 수는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철저한 검증을 통한 재평가는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