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영진 기자] 중국 최대 쇼핑절인 '광군제'가 사상 최대 거래액을 기록한 가운데, 광군제에 참여한 한국기업도 덩달아 호실적을 기록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광군제 기간에 전년대비 37%(위안화 기준) 매출 성장을 이뤄냈다고 밝혔다. 설화수의 글로벌 스테디셀러 '윤조에센스'는 티몰 오픈 60초 만에 1만개가 매진됐고 자음수·자음유액 세트도 7만6000개가 사전 예약으로 매진됐다고 밝혔다.
또 헤라의 루즈 홀릭 립스틱은 사전 예약 판매량이 전년 대비 약 5배 증가했고 라네즈의 워터 슬리핑 마스크팩은 프리미엄 마스크팩 라인 판매 1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라네즈 스킨베일 베이스 또한 준비한 모든 수량이 매진됐다. 마몽드는 스킨케어 제품 카테고리의 판매가 40% 성장했고 마몽드 BB쿠션의 경우 한때, 1시간 판매량이 8만개를 넘어서 현지에서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했다고 아모레퍼시픽은 전했다.
LG생활건강도 티몰닷컴의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전년 대비 화장품 매출이 50%, 생활용품 매출이 73% 가량 성장했다고 밝혔다.
후는 지난해 광군제 대비 매출이 약 72% 늘어난 약 230억원을 기록했다. 그 중에서도 후의 인기 제품인 천기단 화현세트는 지난해 판매량인 3만2000세트에서 90% 증가한 6만1000세트가 판매되는 성과를 보였다. 숨은 티몰닷컴에서 지난해 광군제 대비 매출이 무려 82%가 늘어나며 성황을 이뤘다. 특히 숨의 인기 제품인 워터풀 세트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208% 늘어난 2만6500여 세트, 타임에너지 세트는 지난해 판매량보다 48% 가량 늘어난 2만4400여세트가 판매됐다. 빌리프는 대표제품인 더 트루 크림-모이스처라이징 밤의 광군제 에디션 등을 선보이며 지난해 광군제 대비 매출이 417% 성장했다.
이랜드도 중국 광군제 기간 723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랜드그룹의 중국 법인 이랜드차이나는 광군제(11월11일) 하루 동안 4억4400만 위안화(한화 약 72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달성했던 일매출 4억5600만 위안화보다는 소폭 감소했지만, 알리바바 티몰 입점 업종의 확대로 경쟁이 심화되는 구도 속에서 선전했다고 이랜드 측은 해석했다.
이랜드는 지난달 20일부터 상품 가격의 10~20%를 미리 결제하고 상품을 선점하는 사전 판매를 통해 1억16000만 위안화의 사전 매출을 확보했으며, 행사가 시작한 후 90분 만에 전체 매출의 62%를 달성했다. 이랜드는 알리바바의 쇼핑몰 티몰에 이랜드, 스코필드, 프리치, 플로리, 스파오, 로엠 등 19개 브랜드관을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차이나 관계자는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무는 '신소매'를 강조하는 알리바바가 오프라인 고객까지 잡기 위해 이랜드의 강력한 오프라인 유통망을 통해 스마트 매장을 확장하는 추세"라며 "이랜드차이나는 현재 수 십개의 스마트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내년에도 점차 확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품업체 중에는 농심이 광군제 수혜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은 광군제 당일 온라인 매출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신라면과 김치라면 등 인기브랜드를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하고 각종 프로모션과 마케팅을 집중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농심은 광군제 하루 동안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시장 타오바오몰에서 일일 평균치보다 10배 이상 증가한 500만 위안(72만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광군제 매출 대비 25% 늘어난 수치다.
타오바오몰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은 신라면과 너구리, 안성탕면, 김치라면 등 인기브랜드 8종으로 구성된 '농심라면 패키지'다.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농심 주력제품을 한꺼번에 맛볼 수 있다는 장점이 중국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는 평가다. 그 뒤를 이어 신라면 봉지(5개입), 김치라면 봉지(5개입) 등이 순위에 올랐다.
농심은 광군제에 앞서 대대적인 판촉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며, 특히 중국 인기 왕홍(파워블로거)과 함께 신라면 조리 생방송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온라인 마케팅을 펼쳤다.
농심 관계자는 "신라면 등 한국의 맛과 브랜드를 그대로 내세운 전략이 젊은 중국 소비자들에게 통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광군제 마케팅을 벤치마킹한 국내 유통업체들도 그 수혜를 봤다.
11번가는 '십일절'(11월11일) 하루 역대 최초 일 거래액 1020억원을 돌파하며 이커머스 업계의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날 하루 1분당 7000만원 이상 거래된 셈으로, 지난해 11월11일 세운 일 거래액 640억원 기록을 59% 이상 뛰어넘었다.
11번가는 11일 24시간 내내 시간대별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주는 반값딜과 타임딜을 진행하는 타임마케팅을 추진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사들과의 기획전을 실시해 상품 거래가 큰 폭으로 뛰었다는 설명이다.
지난 1~11일 진행한 '십일절 페스티벌'에서 가장 많은 인기를 얻은 상품은 'LG전자 건조기'(거래액 기준)로 4500대 이상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11번가 이상호 사장은 "유통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했던 올해 11월 쇼핑축제에서 11번가는 그 동안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효율적인 상품 구성과 프로모션으로 수익성과 성장성을 모두 거머쥐었다"며 "11번가가 시작한 11월의 쇼핑축제가 이제 모든 유통업체들의 쇼핑 성수기를 선도하면서 11번가의 커머스 리더십이 확고해졌다"고 말했다.
위메프는 1~11일 진행한 '블랙1111데이' 기간 동안 누적 거래액 2300억312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거래액 1298억5690만원 대비 77% 증가한 수치다.
누적 판매수량 역시 전년동기 1312만616건보다 15% 많은 1511만7298건을 기록했다. 특히 블랙1111데이 첫날인 1일에는 초당 31건의 거래가 진행됐다.
△애플 에이팟(11만1111원·1000개) △BHC 뿌링클(1111원·5000개) △투썸플레이스 아메리카노(1111원·2만개) △다이슨 V8 앱솔루트(11만1111원·100개) 등 수십여개의 11시 초특가 상품은 판매시작과 거의 동시에 매진됐다.
위메프 김지훈 300실 실장은 "블랙1111데이에 보내주신 고객들의 성원에 보답하고자 남은 11월은 물론 12월에도 파격적인 특가 행사와 가격을 선보일 것"이라며 "위메프는 지속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유지, 더욱 합리적인 쇼핑을 원하는 이용자들이 찾는 온라인 쇼핑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10주년을 맞은 중국 광군제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로, 2009년 알리바바그룹이 타오바오몰을 통해 독신자를 위한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시작하면서 세계적인 쇼핑축제로 자리 잡았다. 알리바바는 이번 광군제 때 약 34조7000억원(2135억 위안)의 역대 최고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수치다.
[미디어펜=김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