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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우건축사무소 위장계열사' 혐의, 삼성 이건희 회장 검찰 고발

2018-11-14 13:37 | 윤광원 취재본부장 | gwyoun1713@naver.com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이 업계 실적 1위인 삼우건축사사무소(이하 삼우)를 30년 가까이 '위장계열사'로 소유했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공정위는 '허위자료 제출' 혐의로 이건희 회장을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삼성그룹의 동일인(총수)으로서 지난 2014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을 위한 계열사 명단을 공정위에 제출하며, 당시 차명으로 보유한 삼우와 서영엔지니어링(이하 서영)을 고의로 빠뜨린 혐의다.

삼우 임원 소유로 돼 있던 삼우는 실제로는 1979년 3월 법인 설립부터 2014년 8월까지 삼성종합건설(현 삼성물산)이 소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영은 삼우의 100% 자회사로 삼성종합건설의 '손자회사'인 셈이다.

삼우의 지분 관계는 1982년 3월까지는 삼성종합건설(47%), 신원개발(47%·현 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 임원(6%)이 지분을 100% 소유했고, 이후 2014년 8월까지는 '차명주주'인 삼우 임원에게 명의가 이전됐지만, 실질 소유주는 삼성종합건설(이하 삼성종건)이라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실제 삼우 내부 자료에는 삼성종건이 실질 소유주로 명기돼 있다.

차명주주인 삼우 임원은 삼성의 결정에 따라 지분매입 자금을 받아 명의자가 됐으며, 주식증서를 소유하지 않고 배당을 요구하지 않는 등, 실질 주주로서 '재산권'을 행사한 사실이 전혀 없었다.

2014년 8월 삼우가 설계부문(현 삼우)과 감리부문(삼우씨엠건축사사무소)으로 분할한 후에는 현 삼우가 삼성물산에 인수돼 2014년 10월 삼성그룹에 계열 편입되는, 모든 과정을 삼성물산이 주도적으로 결정한 점도 '위장계열사'임을 뒷받침한다는 설명이다.

차명주주들은 168억원에 달하는 주식 가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배당금 69억원만 받고 지분을 넘겼고, 삼우씨엠 지분 전량도 우리사주조합에 무상 양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삼우와 삼성 계열사 간 인사교류가 활발히 이뤄진 점, 삼우가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삼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에서 올린 점도 공정위가 삼우를 섬성의 위장계열사로 본 근거의 하나다.

'타워팰리스', 서초동 삼성사옥,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등 삼성그룹 관련 설계를 전담한 삼우의 2005∼2013년 삼성 거래 비중은 27.2∼61.1%로 평균 45.9%였으며, 2011∼2013년 매출이익률은 19∼25%에 달했다.

이 덕분에 업계 1위를 달성할 수 있었다는 것이 세간의 평가다.

삼성종건이 삼우를 차명으로 한 이유는 시공사가 설계와 감리를 담당하는 회사를 가지는 데 대한 동종업계의 '문제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공정위는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건희 회장이 2000·2009·2013년 허위 지정자료 제출로 제재를 받았음에도 같은 법 위반을 반복한 점, 삼우와 서영이 삼성 계열사에서 제외됨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각종 의무를 지지 않고, 다른 혜택을 누려온 점을 근거로 고발을 결정했다.

이건희 회장의 2014년 3월 행위에만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조처한 이유는 형사소송법상 공소시효(5년)와 삼우가 삼성에 계열 편입된 시점을 고려한 것이라고 공정위는 피력했다.

앞으로 삼우와 서영이 삼성 소속 계열사에서 제외된 기간에 부당하게 받은 혜택(과다 세액공제·삼성과 공동 공공입찰 참여·중견기업 조세 감면)이 환수될 수 있도록, 국세청·기획재정부·조달청 등에 사실관계를 통보할 예정이다.

아울러 7월 삼성전자 수원 본사와 삼우 등을 대상으로 현장조사를 벌이는 등, '일감 몰아주기' 혐의를 조사 중이다.

뿐만아니라 삼우와 서영이 계열 제외 기간에 주식 소유 현황 신고 의무, 주요 상황 공시 의무 등을 지키지 않은 점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는지를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는 20여년 전부터 제기된 삼우의 삼성 위장계열사 의혹을 '이제야' 밝혀냈다는 비판을 피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는 1997년 위장계열사 혐의로 삼성과 삼우를 중점관리대상에 선정하고 1998년과 1999년 두 차례 조사했다가, '무혐의' 결정을 내렸지만, 2016년 10월 김상조(사진) 위원장이 소장으로 있던 경제개혁연대의 신고에 따라 작년 5월 다시 조사에 착수한 뒤, 이번에 다른 결론을 내렸다.

홍형주 내부거래감시과장은 "작년 하반기 익명의 제보자가 1999년 공정위 조사 때 삼성과 삼우 측에서 '은폐'한 증거 자료를 제출한 점이 '스모킹건'이 돼 조사 범위를 넓혔다"며 "차명주주 5명을 소환하는 등 진술과 물증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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