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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통’ 전진배치...현정은 회장 방북에 쏠린 눈

2018-11-15 13:30 | 최주영 기자 | jyc@mediapen.com
[미디어펜=최주영 기자]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이 금강산광광 2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오는 18일 방북한다. 올 들어서만 3번째다. 현대그룹은 “15일 통일부로부터 최종 방북승인을 받아 20주년 기념 남북공동행사를 금강산에서 예정대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방북단은 현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과 외부 초청인사, 취재진 등 107명으로 꾸려졌다. 이에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등 과거 현대그룹이 도맡았던 대북 사업 재개 가능성도 주목되고 있다. 다만 북미 관계와 남북 관계 등 녹록치 않는 대내외 여건이 선결 과제로 꼽힌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현정은, 남북경협 전문가 전진배치

현대그룹은 지난 12일 대북사업 담당인 현대아산 신임 대표이사 사장에 배국환 전 기재부 제2차관을, 관광경협부문장(전무)에 관광경협분야에 두루 경험을 갖춘 김영현 전 전무를 선임하는 등 남북경제협력과 관련한 전문가들을 전면 배치했다.  

오는 18~19일 열리는 '금강산관광 20주년 기념행사'를 앞두고 치러진 이번 인사에 대해 '경협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준비'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그룹 측은 “남북경협과 관련한 다양한 공직 경험과 소신을 가진 만큼, 향후 새로운 남북경협시대를 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선임 이유를 설명했다. 현대아산은 다음 달 중순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공식 선임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현 회장의 현대아산 새 대표이사 기용을 두고 관련업계는 남북경협 사업 준비 및 향후 주도권 확보를 위한 선도경영 차원의 조직정비로 보고 있다. 배 신임 대표이사는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기획예산처 국장시절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남북경협통’이다.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제재 완화 '숙제'

현 회장은 임직원에게 기회가 있을 때마다 “남북경협의 선도기업으로서 지난 20여 년간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중하고 주도면밀한 사업재개 준비를 해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는 금강산 관광 등 현대그룹의 남북경협 사업이 적게는 10년 길게는 20년 동안 한반도 정세에 따라 풍파를 겪었던 학습효과가 자리하고 있다.  

현대아산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 중단(2008년)으로 인한 현대아산측 피해액수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2007년 2555억원 수준이던 매출은 2016년 911억원으로 급감했다. 현대아산 측은 “금강산 관과 중단 후 10개년 간 손실규모는 2247억 원 가량”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아산은 2008년 적자 전환한 이후로는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지난 1998년 11월18일 첫 출항하는 금강산관광선 현대금강호의 모습. /사진=현대그룹 제공


현대아산은 또 금강산 일대에 토지임대, 개발사업권 등의 명목으로 4억8000만 달러(약 5414억원), 시설투자로 2197억원을 쏟아부은 상태다. 관광공사, 에머슨퍼시픽 등 33개 협력사와 정부측 투자금 190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금강산 관광 중단 당시 1084명이었던 현대아산 직원은 현재 157명으로 축소됐다.

다만 현대아산이 본격적 사업 추진에 앞서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만만치 않다는 관측이다. 통신사업은 현대아산이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미 북한에서는 이집트 통신기업 오라스콤이 세운 고려링크가 이동통신사업을 하고 있다. 

금강산 관광 중단 이후 2011년 6월 북측이 제정한 ‘금강산국제관광특구법’ 개정 필요성도 제기된다. 이 법은 금강산 관광 사업에서 현대그룹의 독점적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남북 경협 확대를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거쳐야 할 관문으로 꼽힌다.

다만 업계는 경협이 본격화하면 남북 대치 상황에서 북측이 제정한 법적 문제들 또한 해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은 올해 4월말 판문점 선언 이후 현정은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남북경협TFT’를 본격 가동해 남북경협사업의 주요전략과 로드맵을 세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TFT 운영에 발맞춰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건설 등 추진해 온 사업 재개를 위해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남북경협시대를 열기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있다”며 “세부적인 전략 과제 수립과 실천에 총력을 다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최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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