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대우조선해양은 환자로 비유하면 성공적으로 수술받고 재활 중인 상황이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5일 서울 다동 사옥에서 열린 최고경영자(CEO)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생산안정에 힘입어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재무적으로도 많이 튼튼해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사장은 "전날 공시한대로 올 3분기 177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으며, 3분기 누적으로는 7050억원을 기록했다"면서 "이는 해양부문 체인지오더 확보와 액화천연가스(LNG)선 및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연속 건조 외에도 드릴십 매각과 각종 충당금 환입을 비롯한 일회성 이익 반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수주 목표 73억달러 중 75%를 달성했지만, 로즈뱅크 프로젝트가 연내 발주가 어려워 올해 목표 달성이 도전적인 상황"이라면서도 "상선과 특수선 등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를 고려하면 달성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내년에는 철강 가격 상승 및 최저임금 인상 등 원가 상승 요인이 있어 이러한 추세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원가구조 개선과 생산성 향상 등을 통해 이를 상쇄, 흑자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 사장은 "현재 수주는 가장 최악이었던 지난 2015년 대비 25% 가량 늘어났으며, 역대 최고치에 근접했다"면서 "생산일정이 제대로 지켜지면서 선주로부터 받게되는 인도대금도 제때 들어오면서 영업현금도 11년 만에 플러스로 전환되는 등 유동성 문제도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15일 서울 다동 대우조선해양 사옥에서 열린 CEO 기자간담회에서 정성립 사장(가운데)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현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정 사장은 "이에 따라 지난해 채무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여신한도 2조9000억원 중 올해 4400억원을 순상환, 현재까지 3500억원 가량을 사용할 수 있다"며 "내년에도 자체적 자금확보 노력을 경주, 채권단 지원한도 사용을 제로화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표명했다.
특히 "지난 3년간 철저하게 자구계획을 이행해왔으며, 자산·자회사 매각 및 인력감축 등을 통해 올해 말까지 3조3400억원을 초과했다"면서 "현재까지 총 3조4200억원의 자구계획을 달성, 총 목표의 60% 가량의 이행률을 달성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간 연구개발(R&D) 인력들이 퇴사했는데 추가적인 구조조정 진행시 관련 분야 역량을 유지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자구계획 수립 당시와 현재의 상황이 달라 현실성 있게 수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으며, R&D 인력 관련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답변했다.
일본의 세계무역기구(WTO) 제소와 관련해서는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정부지원보다는 채권은행의 상업적 판단이라고 보는 것이 맞으며, 청산가치보다 존속가치가 높다고 판단해 지원을 했고 결과적으로 청산하는 것보다 100배 나은 결과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강제징용 문제를 비롯한 양국간 정치이슈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면서 "일본 조선소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하는 선박이 달라 경쟁관계에 있지도 않으며, WTO에서 해결될 사안이 아닌데 괜히 몽니를 부리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 사장은 '적자수주' 논란에 대해 "수주를 하기 위해서는 관련 위원회를 두 차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적자수주가 불가능하다"며 "적자가 나는 회사들이 흑자가 나는 회사를 향해 그러한 지적을 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 아닐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밖에도 △릴라이언스 해양프로젝트 수주전 불참 △수주잔량 △내년 전망 △직원 사기 현황 등을 언급했으며, '13조원 혈세지원'은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